국가채무비율 10%p 낮춘다…재정건전성 초강수
반도체ㆍAIㆍ청년ㆍ지방…15대 과제에 ‘올인’
산업ㆍ에너지 29.7%↑, 12개 분야 중 최대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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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한슬애 기자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정부가 내년도 820조9000억원의 살림살이를 잠재성장률 제고와 K자형 양극화 완화, 두 축에 몰아 쓰기로 했다. 반도체 호황이 밀어올린 세수(880조8000억원)를 곳간에 쌓아두는 대신, 성장엔진에 재투자해 다시 세수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총지출을 연평균 8.4%씩 늘려, 2030년엔 1005조2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씀씀이를 키우면서도 재정건전성의 고삐는 놓지 않았다. 국가채무비율(GDP 대비)은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3.3%p 낮아지고, 2030년까지 40%대 후반 수준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올해 -3.8%에서 내년 -0.1%로 대폭 개선되며, 2030년까지 GDP 대비 -3.0% 이내로 묶어두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관리재정수지를 임기 내 GDP 대비 -3% 이내로 낮추고, 58~59%까지 치솟을 뻔했던 국가채무비율도 48~49%대로 10%p 이상 끌어내리겠다”며 “국민과 미래세대가 걱정하는 국가채무 문제에 확실한 안정화의 시작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돈이 몰리는 곳은 ‘15대 랜드마크 과제’다.
프론티어급 AI 모델 개발에 GPU 1만장을 사들이고(5조원), 반도체ㆍ피지컬AIㆍ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인프라(2조1000억원)를 깔며, 2030년 달 착륙(6000억원)과 에너지 대전환(6조6000억원)에도 재원을 붓는다.
청년층엔 소득요건 없는 청년미래적금(1조7000억원)과 역세권 보편형 임대주택(3조8000억원), 청년문화예술패스(8000억원)를 배치했고, 혼인ㆍ출산ㆍ양육 3종 패키지(6조1000억원)엔 저출생 대응 예산을 집중했다. 지방엔 지방국립대 무상화ㆍ미래인재성장자금(9000억원), 5극3특 성장엔진 특별보조금(7000억원)을 신설했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특별 채무조정(7000억원)과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한 적극복지(29조원)도 포함됐다.
12개 분야별 재원배분을 뜯어보면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가 31조8000억원에서 41조2000억원으로 29.7%(9조4000억원) 늘어 실질적으로 가장 가파르게 증액됐다. 반도체ㆍAIㆍ에너지 대전환에 재원을 집중 배정한 결과다.
문화ㆍ체육ㆍ관광은 9조6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20.4% 늘며 뒤를 이었다. 이어 R&D 11.2%(35조5000억원→39조5000억원), 교육 10.8%(99조9000억원→110조7000억원), 보건ㆍ복지ㆍ고용 9.3%(264조4000억원→289조원), 농림ㆍ수산ㆍ식품 9.5%, 국방 8.2%, 공공질서ㆍ안전 5.3%, 환경 5.2%, SOC 4.0%, 외교ㆍ통일 1.1% 순으로 늘었다. 명목상으로는 일반ㆍ지방행정이 121조4000억원에서 149조원으로 22.8% 늘어 산업 분야 다음으로 컸지만, 이는 교육교부금 재원 상당액이 미래대응기금으로 회계상 옮겨간 영향이 커 실제 정책 우선순위와는 다르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분야별 재원 배분을 결정할 때 얼마가 적정한가를 미리 정해두고 배분하지는 않는다”며 “경제ㆍ사회에서 어디에 우선순위가 높은지, 정책적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가 분야별 증액 순위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예산안은 이달 정기국회에 제출돼 상임위별 심사를 거쳐 12월 초 본회의 처리를 예고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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