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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3개월 만에 첫 실장급 참모 교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했고, 이 대통령이 이날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격적인 사퇴는 표면적으로 ‘자진 사의’ 형식이지만, 사실상 ‘경질성’ 혹은 ‘국면전환용’ 교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끊이지 않은 교체설 속에서도 지난달 30일 중폭 규모의 2차 개각 당시 명단에서 빠지며 유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최근 경제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가 지속되며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대책과 세제 개편 등 정부 정책을 둘러싼 민심이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컨트롤타워인 김 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된 데 따른 결정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롤러코스피’라고 표현되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속 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며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정책 핵심축인 김 실장에 대한 교체 요구가 점차 확산됐다.
김 실장은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뒤 약 15개월 동안 경제ㆍ산업ㆍ재정 분야 정책 입안과 국정과제 이행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한미 통상협상 등 굵직한 현안도 일선에서 지휘했고, 최근 발표된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인 ‘3대 메가 프로젝트’ 역시 주도했다는 평이다.
한번 신뢰한 인사를 쉽게 바꾸지 않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김 실장을 계속 중용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도 있었으나, 지지율 30%대 하락 등 집권 2년차 만에 맞이한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결단’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든 2차 개각 또한 후보자들의 면면을 떠나 김 실장이 교체 대상에 빠진 것에 초점이 맞춰지며 쇄신 의지가 희석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김 실장의 사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정부 개혁 추진을 위한 동력 확보와 방향 조정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고 일하는 내용과 방향 등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며 “(참모진의) 평균적 재임기간이 6개월∼1년2개월이고, 경제정책 라인이 (2기 개각을 통해) 변화가 있지 않았나. 그런 부분에서 활력도 찾고 동력도 내기 위해서 이뤄진 인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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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1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김용범 정책실장 사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 |
이런 가운데 사실상 ‘사퇴의 변’이 된 김 실장이 이틀 전 남긴 게시글이 주목받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달 30일 “어렵게 만들어낸 성장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국정의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했다면 이제는 그 성장의 힘을 국민의 삶과 기회로 연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호황에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K자형 성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일부 계층이 아닌 모든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당부성 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 또한 이에 화답하듯 이날 국무회의에서 “늘어난 미래 재원으로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이를 통해 재정 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이 꼭 필요하다”며 △미래 성장 동력 창출 △청년의 미래 희망 사다리 구축 △양극화의 실질적 완화 △민생 안전망 강화 등의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김 실장의 사퇴를 신호탄으로 정책실장 후임 인선을 포함한 연쇄 참모진 인적쇄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 등) 이번 인적개편 자체가 2기 경제 정책 활성화 및 가속화 조치인 만큼, 국정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인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ㆍ국정감사 등이 진행되는 정기국회와 미국과 관세 후속 협상 등 안팎으로 중대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경제라인이 통째로 교체되며 혼선과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중요한 정책업무의 기반을 닦아 놓은 만큼 국정 공백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하루 만에 사표를 수리한 것을 두고 “후임에 대한 고민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와 인사들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사퇴에 따른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김 실장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종목 ETF가 “김용범의 작품”이라며 “국민 피해가 54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 모르게 김용범 혼자 했을 리도 없다. 김용범은 꼬리, 몸통은 이재명 대통령일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과 국정조사 추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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