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도입 22년 만…재취업수당도 손질
제외 대상자, 월 574만원에서 300만원 강화
![]() |
| 그래픽: 김기봉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내년부터 실업급여 중 하나인 구직급여가 월 176만원씩 5.8개월간 받는 방식으로 바뀐다. 기존 월 198만원씩 5개월간 수급받는 방식 대비 월 수급액이 줄고, 기간이 늘었다. 이를 통해 최저임금 근로자가 일할 때보다 구직급여를 받을 때 소득이 더 높아지는 이른바 ‘역전 현상’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열린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이 심의·의결됐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2004년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22년간 유지돼 온 구직급여의 주 7일 지급 방식을 주 6일(무급휴일 제외)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현행 구직급여는 비과세 혜택과 더불어 주휴일 및 무급휴일까지 모두 산정 기준에 포함하면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일할 때 받는 세후 월 소득(약 193만원)보다 구직급여(월 198만원)를 더 많이 받는 불합리한 구조가 지적돼 왔다.
무급휴일이 제외되면 하한액 기준 구직급여 월 수급액은 기존 198만원에서 176만원(2027년 최저임금 기준)으로 감소한다. 하지만 총 지급일수(120∼270일)와 총 지급액(하한액 기준 990만원)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급 기간이 기존 5개월에서 약 5.8개월로 늘어나게 되면서 실직자는 전체 수급액의 감액 없이 재취업 준비 기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구직급여 상한액을 하한액의 일정 비율(103%)에 연동해 매년 발생하는 상·하한액 역전 현상도 차단하기로 했다. 조기재취업수당 지급 제외 기준 임금 역시 현행 월 574만 원에서 월 300만원 이상으로 낮춰 고소득자 퍼주기 논란을 방지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개편안은 저출생·고령화와 산업전환에 대비해 고용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제도를 합리화하기 위해 노·사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라며 연내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급증하는 육아휴직 급여
2028년 ‘일·가정 양립 계정’ 신설
실업급여 보험료율 1.8%→2.0% 인상
정부 일반회계 전입금도 50% 증액
![]() |
| 그래픽: 한슬애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이번 고용보험 개편안은 기금의 재정적자와 고용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고강도 대책을 담고 있다. 구직급여 지급방식 변경 외에도,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던 재취업수당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급증하는 모성보호 지출을 별도 계정으로 분리ㆍ신설해 재정 안정성을 확보했다.
2일 노동부에 따르면 구직급여 수급자의 재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조기재취업수당은 그동안 ‘수당이 없어도 스스로 재취업할 고소득자에게까지 국고가 지급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지난해 기준 조기재취업수당 지급액은 5852억원(9만9000명)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수당지급 제외대상 임금기준을 현행 월 574만원 이상에서 월 300만원 이상으로 대폭 낮췄다. 스스로 재취업할 가능성이 높은 고소득자에게 수당이 과도하게 지급되는 부작용을 줄이고, 취업지원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저소득·취업애로 수급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실업급여 계정의 구조개편도 이뤄진다.
정부는 2028년까지 고용보험기금 내 ‘일ㆍ가정 양립 계정(가칭)’을 신설하고, 모성보호 사업을 이관하기로 했다. 신설 계정의 재원은 노ㆍ사ㆍ정이 분담하되, 국가책임 강화를 위해 정부의 일반회계 전입금을 전년 대비 50% 증액한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노사 역시 2027년부터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을 각각 0.1%p씩 인상(1.8% → 2.0%)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이 같은 개편에 나선 것은 고용보험기금 재정 고갈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실업급여 계정은 1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7조7000억원을 고려하면 실질 적립금은 6조원 적자다.
특히 실업급여 계정 내 모성보호 지출은 저출생 대응을 위한 육아휴직급여 확대 등으로 2022년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모성보호 사업을 독립계정으로 떼어내고, 여기에 정부 일반회계 전입금 및 노사 분담금을 별도로 투입해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고갈을 막겠다는 취지다.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고용안전망의 가입체계도 개편된다. 근로시간 기준의 현행 노동자 고용보험 가입 기준(월 근로시간 60시간 이상)을 2027년부터 ‘월 보수 80만원 이상’의 소득 기준으로 전환한다. 가입과 징수, 구직급여 산정기준을 소득으로 일원화해 쪼개기 알바나 복수 사업장 취업자 등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보험설계사, 방과후강사 등 4개 직종의 고용ㆍ산재보험 적용 범위를 일원화하고, 2028년부터는 국세청 인적용역 사업소득자를 대상으로 원칙적 가입을 적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해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일훈 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고용보험 개편은 워낙 큰 과제다 보니 20년 넘게 끌어왔는데, 이제 첫걸음을 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