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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부족했습니다”… 새 지휘부 뼈저린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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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03 10:24:05   폰트크기 변경      

김종철 경찰청장 대행 취임 첫날

“국민 안전 못 지켜” 대국민 사과
개정 형소법 시행 앞두고 시험대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취임 첫날부터 전국 경찰 지휘부를 한자리에 불러 모아 경찰 조직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조직 전반의 쇄신을 약속하고 나섰다. 최근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제주 실종 사건 허위 종결 논란 등으로 추락한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사건 처리 체계와 조직 문화를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다음 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경찰 수뇌부가 내놓은 대국민 반성이 실제 책임 규명과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지, 경찰이 확대된 권한에 걸맞는 역량과 통제 장치를 갖추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경찰 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 대행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그 어떤 약속에 앞서 반성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가족의 생사를 기다리던 분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회의에는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과 신임 시도경찰청장 14명을 포함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회의 슬로건은 ‘경찰이 부족했습니다. 뼈저린 반성과 철저한 쇄신으로 경찰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습니다’였다. 잇단 논란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졌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문구로 풀이된다.

김 대행은 국민이 던진 질문을 “과연 경찰을 믿어도 되는가”라고 규정하며 책임을 일선 경찰관 개인에게만 돌리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현장에서 부실 대응이 가능했던 이유와 관리ㆍ감독 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확인하고, 지휘ㆍ감독 책임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거나 사건을 축소ㆍ은폐하고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는 관행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종 사건은 접수와 초기 대응부터 수색ㆍ수사, 보고ㆍ지휘, 종결과 최종 책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다시 점검한다. 현재 진행 중인 전국 실종 사건 점검에서 부적절한 업무 행태가 드러나면 지위와 직급을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어린이와 노인, 여성, 장애인 등 위험에 취약한 국민의 신고에는 더욱 세심하고 엄격하게 대응하고 범죄 피해자 보호와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김 대행과 지휘부는 이날 경찰헌장을 낭독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공정한 법 집행, 인권 존중이라는 경찰의 기본 책무도 되새겼다. 경찰청에는 ‘경찰개혁추진단’을 설치해 범죄 대응 방식과 현장 업무, 통제 구조, 조직 문화까지 원점에서 살필 계획이다. 연고가 없는 지역에 시도경찰청장을 배치하는 ‘향피제’를 통해 온정주의와 지역 유착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경찰이 수사의 중심에 서게 되는 만큼 수사 체계 정비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경찰은 늘어날 수사 책임에 대비해 인력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사건 암장과 부실ㆍ불공정 수사 우려를 줄일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형사사법 체계의 큰 변화가 현장 혼선이나 국민 권리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준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제도와 조직의 간판을 바꾸는 것만으로 신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김 대행은 “경찰의 성과보다 국민의 안전을, 조직의 체면보다 진실을, 경찰관의 편의보다 국민의 권리를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언급하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행은 지난 1일 치안정감 승진과 함께 경찰청 차장으로 임명돼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12ㆍ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2015년 12월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파면된 이후 경찰청장 자리는 아직까지 비어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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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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