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 AI 모델 6000개 이상 배포…글로벌 6개 공장 로봇 1400대 적용
AI 운영체제 ‘런웨이’ 앞세워 2028년 완전 자율공장 구축 추진
|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AI 콘퍼런스 ‘어텐션(ATTENTION) 2026’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마키나락스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정확도가 80%에 머무는 인공지능(AI)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AI가 일반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빈도는 낮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나머지 20%의 예외적 문제까지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산업 AI 콘퍼런스 ‘어텐션(ATTENTION) 2026’ 기조연설에서 범용 AI의 한계를 이같이 지적했다. AI를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전환하려면 현장 데이터와 업무 노하우를 내부 자산으로 축적하고, AI 모델과 인프라를 독립적으로 선택·통제하는 ‘기업 AI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과 달리 기업의 생산성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 조사에 따르면 기업 경영진의 약 90%는 지난 3년간 AI가 생산성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따.
그는 맥도날드가 AI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철수한 사례를 들어 “소음과 복잡한 고객 주문 등 햄버거 매장의 현실조차 AI에는 너무 복잡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AI와 현장 생산성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산업 현장의 ‘롱테일(Long-tailㆍ빈도는 낮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예외적 문제)’을 꼽았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80%는 비교적 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현장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복잡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범용 AI는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추세선을 그리는 일반적인 작업은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센서값이 기준을 넘어섰을 때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거나 설비 가동을 멈추고 담당자를 호출하는 업무에는 한계를 보인다. 도면 해석과 센서값 판독, 설비 이상 감지 등에 필요한 판단 기준이 기업 내부 데이터와 현장 전문가의 경험에 축적돼 있어서다.
윤 대표는 “프런티어 모델(최첨단 범용 AI 모델)은 현장의 데이터와 업무 방식을 알지 못해 롱테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벤치마크에서의 높은 성능이 기업의 AI 생산성과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키나락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기업 AI 주권’을 제시했다. 기업 AI 주권은 △소유 △독립 △통제 등 세 세 축으로 구성된다.
‘소유’는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 현장 전문가의 판단 기준 및 AI 학습 결과물을 내부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립’은 특정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GPU·클라우드 인프라에 종속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모델과 컴퓨팅 환경을 교체·조합할 수 있는 선택권이다. ‘통제’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하고 실행했는지, 비용과 자원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등을 기록·관리하는 개념이다.
마키나락스의 AI 운영체제 ‘런웨이(Runway)’는 기업 AI 주권을 구현하는 기반이다. 데이터센터와 공장 서버, 엣지 장비 등 분산된 환경을 연결해 AI 모델과 에이전트의 개발부터 배포·운영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폐쇄망을 포함한 다양한 인프라 환경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거둔 성과도 공개했다. 마키나락스는 AI를 활용해 설계도서 변경 검토 시간을 연간 1000시간 이상 줄였으며, 글로벌 6개 자동차 생산공장의 로봇 1400대 이상에 AI를 적용했다. 최근 열린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도 참여해 군 전장망에 AI를 최초로 시범 도입했다.
현장 배치 엔지니어인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조직은 7만시간을 투입해 5개국 32개 도시의 고객 사이트 80여곳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 배포한 AI 모델은 6000개를 넘어섰다.
완전 자율 제조공장 구축을 위한 ‘AI 네이티브 팩토리 3개년 로드맵’도 제시했다. 마키나락스는 전동 액추에이터 기업 에너토크의 여주공장에서 사무·생산 전반에 걸쳐 80개 이상의 AI 전환 과제를 발굴했다. 올해 ‘보이는 공장’을 시작으로 2027년 ‘연결된 공장’, 2028년 ‘자율화된 공장’으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공장부터 전장까지 가장 거칠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동작하는 AI를 만드는 것이 마키나락스의 미션”이라며 “이를 통해 완전 자율 제조와 초생산성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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