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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역대 최대폭 늘었는데…한은, 국가별 순위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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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03 16:05:28   폰트크기 변경      

표=한국은행.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 수록해온 ‘주요국 외환보유액 순위표’를 이번 달부터 삭제하고 앞으로도 싣지 않기로 했다.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포지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분석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이유다. 반면 기존 비교 정보를 계속 공개하거나 최소한 확인 경로는 안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4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종전 최대였던 2009년 5월의 142억9000만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0월의 4692억1000만달러보다는 269억3000만달러 적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 등이 더해졌다”며 “올해 초부터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은행들이 남는 외화 자금을 대규모로 한은에 예치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 유가증권은 70억7000만달러 늘어난 3870억7000만달러, 예치금은 71억7000만달러 증가한 303억달러로 집계됐다. 특별인출권(SDR)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도 각각 6000만달러와 3000만달러 늘었다. 금은 추가 매입 없이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이번 보도자료에서는 그동안 함께 제공됐던 주요국 외환보유액 순위표가 빠졌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에 순위표를 빼기로 결정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가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포지션의 차이를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이 잠재적인 외화유동성 충격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지는 순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2008년 말 6위에서 올해 6월 말 10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72.4%에서 46.5%로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46.6%에서 24.4%로 낮아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채권 규모는 2.5%에서 19.5%로 높아졌다.

한은은 올해 들어 금 가격 변동 등의 영향으로 국가별 순위가 자주 바뀌면서 순위 등락이 우리나라의 외환건전성 변화와 연결돼 해석되는 사례가 늘었다고 판단했다. 각국의 외환시장 개입 기조와 특정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서도 국내 대외여건과 관계없이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순위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보도를 막으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 통계가 IMF와 각국 중앙은행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고 지난 7월 말 우리나라의 순위도 전월과 같은 10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순위를 확인하려면 이용자가 직접 IMF와 각국 중앙은행 자료를 찾아 산출해야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계속 제공하던 자료인 만큼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순위가 오르내리더라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외환보유액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위표를 제외하더라도 관련 통계를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는 표시할 수 있다”며 “별도의 안내 없이 기존 자료를 삭제하면 그 이유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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