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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장애인도 영화 즐길 권리… 편의 미제공은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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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03 16:41:47   폰트크기 변경      
CGV 등 영화관 3사 상대 소송… 10년여 만에 결론

‘300석 이상ㆍ상영 3%’ 제한 파기… “사업자 부담만 고려”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영화관 사업자들이 시각ㆍ청각장애인에게 화면 해설과 자막, 관련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송이 제기된 지 10년 6개월 만의 결론이다.

다만 대법원은 2심이 차별행위를 인정하면서도 편의 제공 범위를 좌석 수 300석 이상 상영관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로 제한한 것은 영화관 측 부담만을 지나치게 고려한 판결이라며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봤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3일 A씨 등 시각ㆍ청각장애인들이 CJ CGVㆍ롯데컬처웍스ㆍ메가박스중앙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 가운데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영화관 3사가 A씨 등에게 화면 해설과 자막, 이를 이용하기 위한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를 장애인 차별행위로 판단했다.

장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사회ㆍ국가 차원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일정한 범위에서 개인ㆍ기업의 재산권과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특히 상고심에서는 영화관 측이 부담해야 할 구체적인 편의 제공 범위가 쟁점이 됐다.

앞서 2심은 차별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좌석 수 300석 이상 상영관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만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로 상영해야 한다고 봤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음성 화면해설, 청각장애인에게는 문자 자막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한 2심은 필요한 관객만 별도 수신기기를 사용하는 폐쇄형 상영에도 같은 상영관ㆍ횟수 기준을 적용했다. 개방형은 모든 관객에게 자막과 화면해설을 함께 제공하고, 폐쇄형은 필요한 관객만 별도 장비로 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2심은 폐쇄형 수신기를 화면 해설용과 자막용 각각 2대 이상 갖추도록 하면서도 적용 대상을 제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두 기준을 중첩해 적용하면 자막과 화면 해설이 제공되는 상영이 지나치게 줄어든다고 결론을 내렸다. 2심 판결은 장애인의 정보 접근권과 문화 향유권보다 사업자의 재정적 부담을 과도하게 고려해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2심 판결에 대해 “비(非)장애인에게도 영화 관람 방식의 변화로 과도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장애인에 대한 문화적 차별 철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준은 무엇인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사업자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단은 없는지 등도 함께 살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어질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같은 사정을 토대로 상영 횟수와 대상 상영관, 수신기기 제공 범위 등을 다시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씨 등은 상영하는 영화에 자막이나 화면해설을 제공해 달라며 2016년 3월 영화관 3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1심은 제작사나 배급사가 관련 파일을 제공한 영화에 화면해설과 자막을 붙이고 보조기기를 마련하라고 판결했다. 웹사이트에 대상 영화와 상영관ㆍ시간을 안내하고, 현장에서는 점자나 큰 활자 자료, 수어 통역 등 필요한 수단도 제공하도록 했다.

반면 2심은 차별행위는 인정했지만, 과도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제공 범위를 축소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처음으로 핵심 내용을 쉬운 글과 시각자료로 정리한 ‘이지리드(easy-readㆍ읽기 쉬운)’ 판결문을 일반 판결문과 함께 제공했다. 선고 과정에는 수어 통역도 지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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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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