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윤 DSRV 대표 “정책 방향·가이드라인, 같은 방향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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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윤 DSRV 공동대표 / 사진=DSRV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STO) 정책 밑그림과 한국예탁결제원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개방형 온체인 금융을 지향하는 반면, 실무 가이드라인인 예탁원 표준요건은 단일 프라이빗 원장을 강제하는 등 폐쇄적이라는 것이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금융위 토큰증권 정책 방향이 발표된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로벌 금융이 향하는 방향을 정확히 짚은 합리적인 로드맵”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 대표는 금융당국이 부동산과 미술품 등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 채권, 단기금융펀드(MMF) 등 전통 금융자산의 토큰화를 명시한 점을 짚었다. 그는 “2027년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MMF·사모사채부터 시작해 공모증권으로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해 증권과 결제가 모두 블록체인 위에서 이루어지는 온체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향”이라며 “서로 다른 토큰증권 원장과 스테이블코인 원장을 연결하는 상호운용 기술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무 가이드라인인 예탁원 표준요건은 이러한 정책 취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서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뒤늦게 함께 제시된 예탁원의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을 자세히 읽어보니 다소 혼란스럽다”며 “큰 방향은 글로벌 온체인 금융을 향하는데 세부 요건은 상당 부분 폐쇄적인 단일 프라이빗 원장 구조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 대표는 크게 △상호운용 금지 △퍼블릭 블록체인 배제 △가상자산 수수료 일체 금지 △특정 기술구조 규정 등 4가지 쟁점을 꼽았다.
우선, 예탁원 가이드라인(D-4-1)은 상호운용 금지를 명시하며 단일 분산원장에서의 유통만 허용했다. 반면 미국예탁결제원(DTCC)은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넘나드는 멀티체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서 대표는 “글로벌 시장은 ‘어떻게 여러 원장을 안전하게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한 종목을 하나의 원장에 묶어두는 것이 맞나”라며 “더구나 금융위 정책 방향 자체는 3단계에서 원장 간 상호운용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큰 정책 방향과 세부 가이드라인이 정확히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실상 배제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가이드라인은 참여자를 예탁원과 계좌관리기관으로 제한하는 프라이빗 원장을 전제한다. 서 대표는 “‘누가 증권을 발행·이전할 권한을 갖는가’와 ‘누가 레이어1(L1) 네트워크를 검증하는가’는 별개”라며 퍼블릭 체인에서도 인가된 기관만 권한을 통제하게 설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자등록업무 치리 과정에서 수수료 또는 시뇨리지 목적의 가상자산 생성·거래를 일체 금지하는 B-5-2 요건에 대해서도 “문언 그대로라면 이더리움, 솔라나 등 네이티브 토큰으로 네트워크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부분의 퍼블릭 블록체인은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며 “투자자 보호가 목적이라면 ‘가스가 있는 블록체인은 안 된다’가 아니라 ‘투자자가 별도의 가상자산을 취득·보유하지 않고도 권리행사가 가능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편이 훨씬 기술중립적”이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규제의 초점이 위험이 아닌 특정 기술에 맞춰진 점을 문제 삼았다. 예탁원이 노드 참여와 결정론적 완결성 등 구체적 아키텍처를 강제하면 중앙기관의 기술개발 속도가 시장 전체의 혁신을 가로막는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서 대표는 “금융위가 제시한 큰 방향에는 크게 공감한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금융위의 정책 방향과 예탁원의 세부 기술요건이 충분히 조율된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며 “아직 시행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고 글로벌 금융 생태계가 온체인 위에서 새롭게 설계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당국 뿐 아니라 업계와 언론에서도 충분한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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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탁원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 구성 / 자료=금융위 제공 |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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