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노조 블랙리스트’ 송치에 뉴욕 광고까지…깊어지는 삼성전자 노조 내홍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9-06 14:46:57   폰트크기 변경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송출된 동행노조 메시지 /사진:동행노조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임직원 10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인력 감축에 반대하는 광고를 내걸며 대외 여론전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4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과 노조 간부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와 함께 사내 시스템에 비정상적으로 접속해 다른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삼성전자 직원 4명도 같은 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위원장 등은 초기업노조 등의 쟁의행위 가결로 총파업이 현실화한 지난 3월을 전후해 다른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명단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내 시스템에서 10만여명이 넘는 임직원 명단 파일을 확보해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4월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 단체 메신저방에서 부서명과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 등이 담긴 명단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개인정보를 업무와 무관하게 추출·공유한 행위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3차례 압수수색 등을 거쳐 약 5개월간 수사를 진행했다.

동행노조는 이번 송치 결정과 관련해 초기업노조와 사측 모두에 책임을 묻고 있다. 동행노조는 “10만여명의 명단이 만들어졌다면 상당수는 우리 조합원”이라며 누가 어느 노조에 가입했는지가 담긴 목록 작성 자체가 구성원의 단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 측에는 명단에 포함된 인원 규모와 개인정보 항목, 작성 목적 및 실제 활용 내역, 자료 보관 여부와 파기 계획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을 향해서도 개인정보가 어떤 경로로 대량 반출됐는지, 접근 권한과 감시 체계에 어떤 공백이 있었는지, 피해 임직원에게 개별 통지가 이뤄졌는지 등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내부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동행노조는 미국 뉴욕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동행노조는 5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인력 감축에 반대하는 15초 분량의 광고를 게시했다. 이날 0시부터 매시 35분마다 송출되는 영상에는 “GREAT PRODUCTS BEGIN WITH PEOPLE(위대한 제품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됩니다)”와 “WE ARE STILL HERE(우리도 아직 여기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동행노조는 회사가 인공지능 전환(AX)을 명분으로 업무를 세분화하고 효율성을 측정해 필요한 인력을 산정하는 방식의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X를 명분으로 사람을 줄이는 인력 효율화라면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행노조와 사측 간 갈등은 임금과 성과보상 문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동행노조는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부문이 소외됐으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DX 부문의 수익성 악화 원인이 경영 실패에 있다며 경영진과의 소통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동행노조는 오는 18일부터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를 둘러싼 갈등이 임금·성과급 문제를 넘어 개인정보 보호와 인력 구조조정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노조 간, 노조와 사측 간 대립이 동시에 격화하는 양상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심화영 기자
doroth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