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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정부가 미국 측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통제 ‘기여’ 방안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파병 문제가 정국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다만 정부가 가능성을 열어둔 군 병력ㆍ자산 파견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여권과 범여권 진보진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여러 외교ㆍ안보 현안이 맞물리며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를 논의할지도 주목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ㆍ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을 미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실질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군사적 기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후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며 논의 진척을 시사했지만 최근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재격화한 상황과 맞물린다. 소강 국면이던 양측 충돌은 지난달 30일 미군이 약 한 달 만에 공습에 나서면서 재점화됐고, 지난 주말에는 군함과 유조선 등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졌다.
이란 측도 한국의 군사적 관여를 직접적인 전쟁 참여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부담을 키웠다.
정치권의 반대 기류도 변수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파병 반대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왔고 진보당은 7일 국회에서 파병 반대 결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군부대를 해외에 파견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당내 이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의안이 조기에 제출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와 내달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달 내 제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반면 정부로서는 호르무즈 문제가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핵추진잠수함 핵연료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주요 한미 현안과 맞물려 있어 국내 여론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한국의 대미 기여 문제를 거듭 거론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한국이 국산 대공미사일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8일 한ㆍ프랑스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국제적 연대 논의를 주도해왔고 한국도 관련 협의를 이어왔다.
이 대통령은 7일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몽드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독립국 연합’ 구상과 관련해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와 같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변화하는 시대의 현실에 맞게 동맹을 조정하려는 의지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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