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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부작용’ 간이식까지 받은 환자… 대법 “의료진 처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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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08 14:29:52   폰트크기 변경      
2심 유죄→ 대법 “의료과실ㆍ인과관계 엄격히 증명” 파기환송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의사가 처방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환자가 큰 피해를 입었더라도 의사의 과실로 잘못된 진료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으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대학병원 피부과 전문의 A씨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B씨에게 각각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7월 피부발진으로 병원을 찾은 C(당시 12세)양에게 ‘답손(Dapsone)’을 처방했다. 그런데 약 3주 뒤 고열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다시 찾은 C양은 응급실에 입원해 B씨로부터 진료를 받았지만 전격성 간부전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C양은 간 이식까지 받았고, 간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답손은 독성간염 유발 등 부작용이 있어 투약 전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기능검사가 필요한 약물이다. 검찰은 A씨가 필요한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작용이나 과민반응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B씨에 대해서는 피부과로부터 ‘답손 투여 중단과 스테로이드 사용을 검토하라’는 협진 회신을 받고도 지속적인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지 않은 혐의가 적용됐다.

1심은 A씨에게는 유죄를, B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B씨가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었는데도 지속적인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지 않아 증상을 악화시켰다며 B씨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우선 대법원은 B씨의 진료방법 선택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의 핵심 진단지표인 호산구 수치가 C양의 입원 기간 정상범위 상한을 한 번도 넘지 않았고, 발열ㆍ발진ㆍ간기능 이상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었다는 이유다.

특히 대법원은 스테로이드 투여 뒤 백혈구와 염증지표가 급상승해 중증 감염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고 봤다. 면역력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가 감염증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만큼, B씨가 투여를 보류하거나 중단하고 감염 검사를 진행한 뒤 면역글로불린 치료로 전환한 선택도 합리적 진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 의료수준 등에 따라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며 “그 선택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결과만 놓고 다른 조치를 과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스테로이드를 일찍 지속적으로 투여했다면 결과가 가벼웠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사후적 평가라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A씨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검사와 설명을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검사ㆍ설명을 했다면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을 조기에 진단ㆍ치료해 상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결국 C양과 C양 부모들이 병원 측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는 업무상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됐더라도, 형사소송에서는 의사들의 업무상 과실과 상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대법원의 결론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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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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