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비정규직, 2년은 일자리 지킨다
정부, 도급ㆍ용역 노동자 보호지침 확정
재하도급 막고 2년 계약 의무화
“업체 바뀌어도 고용은 승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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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공공기관 청소ㆍ경비원 등 도급 노동자도 앞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소 2년간 일자리를 지키고, 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을 그대로 승계받을 수 있게 된다.
8일 관계부처 합동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청소ㆍ경비ㆍ시설관리 등 용역ㆍ민간위탁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공공부문 도급 노동자 보호지침’을 확정하고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저임금ㆍ고용불안에 시달려온 도급 노동자 보호를 위해 계약기간과 고용승계, 임금 기준을 정부가 직접 못박은 것이 핵심이다.
이번 지침은 대통령이 작년 7월 “공공부문에서 착취적 하도급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데 따라 마련됐다. 정부는 이후 한달 만에 공공부문 하도급 실태조사를 벌인 뒤 이를 토대로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이번에 세부 이행 지침을 내놨다. 기존에 있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과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가이드라인’은 폐지하고 이번 지침으로 통합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계약기간과 고용승계다.
공공기관 등 발주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 계약기간을 2년 이상으로 보장해야 하고, 노동자의 근로계약 기간도 이와 똑같이 맞춰야 한다. 위탁업체가 바뀌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기존에 일하던 노동자를 그대로 고용승계해야 한다. 단순히 “승계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만 넣는 것은 지침 준수로 인정되지 않는다. 업체가 자의적으로 평가해 승계를 거부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승계를 거부하는 것도 금지된다.
임금 기준도 바뀐다.
그동안 청소ㆍ경비 등 단순노무용역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최저임금보다 통상 높은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올해 하반기 기준 청소ㆍ경비 노동자의 일급은 9만5767원으로 제시됐다. 노임단가가 오르면 그만큼 노동자 임금도 올려 지급해야 하고, 오른 돈이 실제로 노동자 손에 들어가는지 발주기관이 분기마다 임금명세서와 보험료 납입증명서로 확인해야 한다.
원청업체가 업무를 다시 하도급 주는 관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원도급업체가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재하도급은 전문성이 필요하거나 일시적인 업무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로 허용된다. 이 경우에도 외부 전문가가 절반 가까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 심사와 발주기관 승인을 거쳐야 한다. 재하도급 단계에서 노동조건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도급 노동자들은 발주기관 소속 직원과 구내식당, 화장실, 주차장, 통근버스, 냉난방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동일한 환경을 보장받는다. 노무비도 회사 이윤이나 관리비로 쓰지 못하도록 전용계좌를 통해 따로 지급하고 관리해야 한다.
지침을 어긴 업체는 계약이 해지되고 최대 3개월간 공공입찰 참가가 제한되며, 지침 이행 정도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반영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공공부문이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도급 노동자의 처우를 먼저 개선해 민간 부문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며 “사업장 감독을 통해 지침이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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