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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최근 한국 정부와의 면담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이례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통상 신용평가사는 대규모 재정지출에 부정적 신호를 보내기 마련인데, 이번엔 “성장과 재정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문지성 국제경제관리관은 마리아 리(Maria Lee) 무디스 대외협력 총괄 담당과 만나 내년도 예산안과 최근 경제 상황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신용평가사와의 이런 면담은 향후 한국 국채 금리, 나아가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 비용까지 좌우할 수 있다.
이번 만남에서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쉽게 말해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혔을 때, 이를 바로 써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뒀다가 필요할 때 나라 살림을 지키는 데 쓰겠다는 일종의 재정 비상금이다. 정부는 이 기금 재원의 8%인 12조5000억원을 국채를 새로 찍어내는 대신 빚을 갚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재정을 무작정 풀지 않고 미래 부담을 줄이겠다는 신호인 셈이다. 무디스는 이 구조를 두고 “성장동력 확보와 재정건전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향후 성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봤다.
성적표는 숫자로도 확인됐다. 한국은 올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유로화 기준 역대 가장 낮은 가산금리(3년물 +10bp, 7년물 +28bp)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가산금리가 낮다는 건 그만큼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은 안전하다”고 믿고 싼 이자로도 기꺼이 돈을 빌려줬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채권에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같은 우량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채권을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금리’로 키워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내년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확인한 자리였다”며 “향후에도 국제 신인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외환ㆍ자본시장 개방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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