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AI, 신약개발 넘어 품질·생산·영업까지…제약바이오 전사적 ‘AX’ 시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9-10 06:13:37   폰트크기 변경      
규제기관 대응, 공급망 관리, 리스크 예측 등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 영역으로 확장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 범위가 신약개발을 넘어 전사 업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AI가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데이터 분석 등 연구개발(R&D) 도구로 주로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품질·생산·영업·물류·인허가·사무업무 등 제약사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는 단순 문서 작성을 넘어 내부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AI에 연결하는 ‘AI 전환(AX)’이 본격화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한미약품 △셀트리온 △대웅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이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AI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던 AI 활용이 최근에는 규제기관 대응, 공급망 관리, 리스크 예측 등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 영역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먼저 GC녹십자는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하는 ‘AI 활용 백신 제조변동성 제어 및 지능형 품질관리 시스템 개발’ 과제의 주관연구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국립목포대·대구가톨릭대·전남바이오진흥원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4년 6개월간 화순 바이오특화단지와 화순공장의 mRNA-LNP GMP 인프라를 거점으로 AI 기반 스마트 제조·품질관리(AI-GMP)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mRNA-LNP 백신의 원료의약품(DS)부터 완제의약품(DP)까지 전 공정의 변동성을 실시간 제어하고 연속 공정 분석 기술과 AI 모델을 융합해 배치 간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며 실시간 이상 탐지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다.

한미약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AX 원스톱 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돼 ‘Hanmi Q-Agent’ 사업에 착수했다. 삼성SDS·메가존클라우드·셀렉트스타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AI 모델은 업스테이지 ‘솔라(Solar)’를 파인튜닝한 자체 언어모델로 구축된다. 총 사업비는 2년간 약 17억원(정부지원 10억원) 규모다.

1차년도인 올해는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SOP 약 4000종을 AI에 학습시켜 품질 질의응답, SOP 검색, 규제 차이(Gap) 분석을 지원하며 비만 치료제 ‘에페’ 품질 보증 업무에 우선 적용한다. 2차년도에는 연간제품품질평가(APQR) 보고서 초안 작성까지 AI가 지원하도록 고도화하고, 향후 QC·R&D·RA·PV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올해를 ‘AX 원년’으로 선언하고 대표이사 직속 ‘AI위원회’를 출범, 신약 개발·제조·사무 3대 영역에서 바텀업·탑다운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AI 신약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해 후보물질 발굴·검증·최적화에 AI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AI 신약개발 기업 ‘포트래이’와 공동연구계약을 맺고 공간전사체 기술을 결합한 후보물질 발굴도 진행 중이며, 리스킬링 교육과 외부 오픈 이노베이션도 병행한다. 송도 신규 원료의약품 4·5공장에는 자율이송로봇(AMR), 자동화 물류창고, 지능형 로봇팔·협동로봇을 도입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휴머노이드 투입까지 구상하고 있다. 사무 영역에서는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에 AI 챗봇을 도입해 문서 검색·비교·분석을 자동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경쟁력 강화를 제2 바이오캠퍼스 5공장에는 다변량 데이터 분석과 AI 머신러닝을 결합해 품질 일탈을 사전 예측하고 디지털 트윈으로 검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체 개발한 ‘디지털 모니터링 시스템(DMS)’은 세포 수·대사물질 농도·용존 산소 등 세포 성장 데이터를 분석해 정제 공정의 수율과 배치 소요 시간을 예측, 최적 공정 조건을 도출한다.

물류 동선과 인적 동선을 분리한 5공장에는 자율이송로봇도 도입됐다. CDMO 업계 최초 통합 품질관리 시스템 ‘EQUIS’로 고객사의 실시간 문서 열람·승인을 지원하며, 수십만 건의 품질 사례를 학습한 자체 AI 플랫폼으로 SOP 작성과 작업자 교육까지 지원, 연간 품질 교육 시간이 21만 시간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AI 신약개발 전문가를 영입해 전담조직을 신설했으며, ADC 자동화 공정과 데이터 레이크·디지털 트윈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엔비디아 최신 AI 칩 ‘B200’ 128장을 도입해 중개연구 AI 전환 ‘TR-AX’를 추진하고, 바이오·헬스케어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과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해 사내 정보검색·인허가 문서 작성·교육 콘텐츠 제작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웅제약은 2100억원을 투입한 오송공장에서 공정 데이터 분석, 이상징후 탐지, 수율·설비 이상 예측 등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연구개발에서 출발한 제약업계 AI 경쟁은 국책과제 선정 사례에서 보듯 이제 생산·품질·인허가·영업 등 운영 전반으로 확산되며 ‘전사적 AX’가 업계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가 축적해온 데이터 자산을 어떻게 AI와 연결해 실질적 생산성으로 전환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윤 기자 khy275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김호윤 기자
khy2751@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