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한전·한수원 역할 분담 체계 정비
발주국 요청ㆍ시장 따라 주도기관 변경 가능
정부 주도 대미 프로젝트서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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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E 바라카 원전 전경./ 연합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정부가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면서, 해외 원전 수출을 이끌 주도기관의 역할과 체계 개편 방향도 재조명되고 있다. 대규모 재원 조달과 외교적 협업이 필수적인 국책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원전 수출의 컨트롤타워인 산업통상부의 조정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9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부터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원화돼 있던 해외 원전 수출 기능을 대대적으로 조정해 왔다. 양 기관의 소모적인 과당 경쟁을 막고 팀코리아의 ‘원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구체적인 역할 분담 체계를 정비한 것이다.
향후 원전 수출 과정에서 한전은 해외 원전 사업의 기획과 마케팅, 대규모 금융 조달 및 재무적 구조화 등 사업 총괄 및 재무 분야를 중심으로 역할을 담당한다. 한수원은 원전 기술 제안, 시공 및 건설 관리, 운전·보수(O&M) 등 기술과 현장 관리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최근엔 세부 역할 및 조정 기능을 구체화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10일 ‘한국전력공사와 그 자회사 간 해외 원자력발전 사업의 협력 및 추진 체계에 관한 지침’을 고시하며, 기관 간 협력 체계와 업무 범위를 명문화했다.
이번 지침 고시의 핵심은 사업 환경 변화나 발주국의 요구에 따라 원전 수출 주도기관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침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은 해외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역할을 명확히 분담하되, 기관 간 이견이 발생하거나 갈등이 지속될 경우 산업부 장관이 직접 조정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특히 발주국 정부나 발주처가 특정 기관을 주도기관으로 직접 지정해 요구하거나, 현지 시장 환경상 사업 추진 주체를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될 경우 산업부 장관이 주도기관을 전격 변경·지정할 수 있도록 정했다. 이는 발주국의 다양한 수요에 적시 대응하고, 사업 성격에 맞춰 최선의 주도기관을 내세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산업부의 조정 기능 강화는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대미 원전 투자 프로젝트와 맞물린다. 미국 내 원전 8기를 건설하면 사업비만 약 1200∼13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정부 주도의 재원 투자 및 자금 조달이 수반되는 대미 프로젝트의 특성상, 한전이나 한수원 개별 기관의 자체 판단보다는 정책적 결단권을 가진 산업부의 조정과 총괄 기능이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 원전 시장 진출은 대규모 금융 조달과 정치·외교적 협상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라며 “정부 주도 재원 투입 사업인 만큼 산업부가 주도적으로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은 이제껏 시도해 보지 못한 도전인 만큼 한전과 한수원의 역량을 결집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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