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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 입찰전쟁](2) 공사 대형화에 실적-평가기준 ‘괴리’…지역사와 짝짓기도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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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4 06:00:23   폰트크기 변경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적 장벽

200억 이상 땐 고난도 공사 분류
최근 10년 동안 ‘동일 실적’ 평가
공종 추정價ㆍ만점계수 연계 적용
평가 단계별로 방식ㆍ셈법 달라져
공사규모 커져 추가 실적 ‘허들’

지역업체 평가비중 확대도 부담
조건충족 극소수 ‘쟁탈전’ 내몰아
일부 ‘독식’ 부작용…양극화 초래
업계 “시공실적 기준 재정립 필요”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토목분야 고난도ㆍ1등급 대상공사를 중심으로 시공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사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데, 관련 실적이 하향세로 접어든 영향과 맞물리는 현상이다. 각 건설사들은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와 종합심사 단계의 시공실적 평가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찰 전략을 세우지만, 보유 실적과 평가기준 간 괴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지역업체 평가 비중이 늘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13일 조달청에 따르면 추정가격 200억원 이상 터널과 교량 등의 공종이 포함되면 고난도 공사로 분류한다. 고난도 공사의 시공실적은 최근 10년 간 동일공사 실적 등을 들여다 본다.

우선 PQ 단계에선 해당 공종별로 추정가격에 따라 A~G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예컨대 1000억원 이상 터널공사의 기준은 △A등급 3500억원 △B등급 3000억원 △C등급 2100억원 △D등급 1900억원 등으로 구분하며,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시공비율을 적용해 각각의 실적을 산출한 뒤 합산한다.

이후 종합심사 단계에선 해당 공종 추정가격과 연계한 만점계수를 적용한다. 500억원 이상 터널공사는 3.3배수, 300억원 이상~500억원 미만은 4배수를 적용하는 식으로, 여기선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시공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합산해 계산한다.

같은 10년 실적이라도 평가 단계에 따라 방식과 셈법이 다른 것이다. 각 건설사들은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수급체 구성 등 입찰 전략을 세우지만,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공사 규모가 커지면서 실적에 대한 부담이 상당해지고 있다.

추정가격 2000억원의 터널공사를 가정해 단순 계산하더라도 종합심사 단계에서 3.3배수 적용 시 총 6600억원의 실적을 보유해야 한다. A사가 터널 관련 3000억원의 실적을 지니고 있다면, 나머지 36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특히 지역업체 평가 비중 확대로 공사 지역 내 실적사와 손을 잡아야 하지만, 이를 충족할 만한 곳은 지역별로 소수에 그친다. 지역업체 쟁탈전이 입찰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입찰 전부터 최근 10년 간 실적을 20년으로 확대해 달라거나 종합심사 단계의 만점계수를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배경이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터널공사의 경우 꾸준히 3000억원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전엔 못 들어가는 공사가 거의 없었지만 공사 규모가 커지면서 이젠 실적 완화 없인 버거운 상황이 돼 버렸다”며 “다들 비슷한 처지로, 제2경춘국도 등 대형공사를 중심으로 실적 인정 범위를 확대하거나 만점계수를 완화해 추진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역업체 평가 비중을 높였지만 실적 평가기준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로 유지하다 보니 지역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선 매번 실적과 지역업체 문제로 애를 태운다”고 말했다.

등급공사는 최근 10년 간 시공실적을 교통, 수자원, 주거, 비주거 등 동일공종그룹으로 평가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1등급 공사는 예외다. 특히 1500억원 기준으로 종합심사 단계의 만점계수 격차가 극과 극이다.

일례로 1500억원 이상 토목 1등급의 경우 교통공종에 대해 4.4배수를 적용하는데, 1000억원 이상~1500억원 미만은 0.53배수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건축 1등급도 1500억원 이상 주거와 비주거공종은 각각 14.67배수, 10.67배수에 달하지만, 그 아래 구간은 5.33배수, 1.33배수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난도와 등급공사 PQ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최근 5년 간 업종실적 5배수 적용 기준이야말로 현실성이 결여돼 이질감이 가장 크다”며 “전반적인 시공실적 기준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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