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단위 이직 활발한 업종 특성 vs 신고 대상 확대
“일반 경력채용까지 위축” 우려론
채용ㆍ자문 위장한 ‘사업부 흡수’ 방치 안돼
중견 엔지니어링 임원 “예외없이 엄격 제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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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건축ㆍ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적용 범위를 두고 온도차가 뚜렷하다.
이 업종은 프로젝트 단위 수주와 인력 이직이 유독 활발한 데다, 전문인력 자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형식상 채용ㆍ자문ㆍ기술제휴로 포장한 사업부 인수를 방치하면 대형사의 핵심인력 흡수로 전문기업의 경쟁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지금이라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해외철도ㆍ도로ㆍ교량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는 특정 회사가 경영난에 처하면 부채 탕감이나 사업자금 지원 명목으로, 계약서 한 장 없이 구두 합의만으로 핵심 인력이 통째로 타사로 옮겨간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건축설계 쪽에서도 공공주택ㆍBIM(빌딩정보모델링) 전문인력이 대표적으로 팀 단위로 함께 움직이는 분야로 꼽힌다. 겉으로는 개별 채용이나 기술자문처럼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사주 간 물밑 협의로 조직 전체와 발주처 네트워크까지 통째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이런 거래는 몇 년에 걸쳐 나눠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겉보기엔 산발적인 이직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한 중견 엔지니어링사 임원은 “대형사들이 몇 년에 걸쳐 야금야금 핵심 설계팀을 빼가면서도, 계약은 항상 핵심 인력 채용이나 본부장급을 기술자문 형태로 데려가 신고 의무를 피해왔다”며 “이런 식으로 조직이 통째로 넘어가면 회사의 수주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데도 정작 공정위 심사망에는 걸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조직화된 인력의 이전은 예외 없이 기업결합 신고 대상으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며 “그래야 대형사들의 편법적 사업부 흡수를 막고 전문기업들의 경쟁기반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통상적인 팀 이동까지 공정위 사정권으로 해석되는 데 대한 부담도 크다. 한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설계 본부장 이하 핵심인력 10~20명 내외가 학연 등으로 엮여 함께 옮기는 건 업계에서는 이미 관행인데, 이런 통상적인 팀 이동까지 공정위 사정권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오는 30일까지 약 20일간 행정예고를 진행한다.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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