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서학개미가 선호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등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간거래 시세 제공이 중단된 가운데 국내 증권사 대다수는 대체망 연동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연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23시간 거래 체제 전환을 앞두고 굳이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는 데다,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 대체거래소(ATS)의 시세를 섣불리 끌어올 경우 부정확한 호가로 투자자 혼선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날부터 ATS인 브루스를 통해 미국주식 주간거래 시세를 제공한다. 하나증권도 관련 실시간 호가창을 확보하기 위해 브루스 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증권사가 새로운 대체망 확보에 나선 것은 기존 ATS인 블루오션이 최근 일부 종목의 주간거래 시세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블루오션은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ATS 공정접근 규정에 따라 SOXL 등 18개 종목의 주간거래를 중단했다. 이 규정은 특정 ATS가 직전 6개월 중 4개월 동안 국가시장시스템(NMS) 평균 일일 거래량의 5%를 초과하는 물량을 처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뭉칫돈이 집중되며 점유율 한도를 넘어서자 시세 표출과 매매를 원천 차단한 것이다. 이 제한은 거래 집중도가 완화되기 전까지 유지되며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는 미국주식 주간거래 시간대 접수된 주문을 다른 중소형 ATS로 우회해 처리하고 있다. 체결 자체는 이뤄지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시간 호가창을 전혀 보지 못한 채 감으로 가격을 적어내야 하는 깜깜이 매매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토스증권과 키움증권 등은 블루오션 이슈와 관련해 고객 불편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대부분 증권사는 블루오션 외 ATS 미국주식 주간거래 시세 제공에 미온적인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뉴욕증권거래소의 23시간 거래 전면 도입이다. 불과 서너 달만 지나면 정규거래소를 통해 호가창을 볼 수 있어 굳이 비용을 들여 단기 시세망을 붙일 실익이 없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호가 왜곡에 따른 2차 피해 우려도 시세망 다변화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블루오션을 대체할 브루스 등 ATS는 현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거래량이 미미해 매수·매도 호가의 간극(스프레드)이 매우 크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 ATS의 호가가 실제 시장의 적정 가격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설픈 시세를 끌어다 썼다가 비정상적인 호가 차이로 인해 오히려 투자자에게 잘못된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바가지 체결을 유발할 수 있어 연동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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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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