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7건 청구, 9건 승인…올해는 6건 청구에 승인 전무
업계, 스팩 존속기한 연장 및 소규모 스팩 간 합병도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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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올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건 가운데 승인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스팩 존속기한 연장과 소규모 스팩 간 합병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스팩합병 예비심사청구를 한 기업은 6곳이었으나, 이 가운데 승인 건수는 전무했다. 지난해 17곳이 청구된 가운데 9곳이 승인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에 올해 스팩합병 상장된 기업 수도 크게 줄어 들었다. 올들어(1~9월)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5곳으로, 같은 기간 12곳이 상장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페이퍼컴퍼니로,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소멸하거나 존속하는 식으로 상장되며 중소, 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진입 통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상장 이후 3년 이내에 합병을 완료해야하는 가운데 통상 2년 6개월 이내에 합병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하는 요건이 있다.
스팩합병 승인과 상장 건수가 모두 줄어든 배경에는 우선 거래소의 요건 강화가 있다.
최근 거래소는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증권사 등 대표발기인의 최소 투자 비율을 발행총액의 5% 이상으로 준수하도록 강화했다. 이어 운영자금 중 약 5% 안팎으로 편성되는 자문수수료, 임원급여 등 항목별 지출에 한도를 설정해 초과 시 이사회 승인을 거치도록 하도록 기준을 높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스팩 상장 물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일부 스폰서의 도덕적 해이, 부실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 통로 악용, 추정 실적 부풀리기에 따른 합병 후 주가 급락 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면서 “인수합병(M&A) 인프라 기능 회복과 공모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준강화로 업계 내 스팩합병 상장 움직임이 더뎌진 상황이다. A증권사 IPO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팩은 통상 공모 규모를 100억~200억원 수준으로 가져가는 만큼, 합병 대상 역시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작을 수밖에 없다”며 “상폐 요건 강화로 중소기업의 상장 난이도가 높아져서 스팩 합병에 대한 수요도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최근 코스닥시장의 약세와 거래량 감소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들어 IPO 시장 전반이 침체 국면에 있는데다 1200∼1300대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가 700∼800대로 주저앉으면서 중소기업의 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저하된 것이다.
그는 “특히 공모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투자자들은 오히려 변동성이 큰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된 기업은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상장 초기 주가 상승 폭도 크지 않다 보니 이를 선호하지 않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팩합병 시장활성화를 위해선 증시 상황에 맞춰 존속기한 연장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처럼 스팩 합병에 대한 기업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우량 합병 대상을 물색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스팩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공모 후 3년 내 합병을 완료해야 하는데 IPO 준비에만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합병 대상을 물색하다 보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기한 내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해 청산되는 사례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스팩끼리의 합병을 허용해 규모를 키우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예컨데 300억원 규모 매물이 필요하면 150억원 규모 스팩 2개를 합치는 식의 유연한 구조도 허용하자는 것이다.
또 스팩 상장 수를 늘려 합병하기 보다 우량기업 발굴과 상장 연계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C증권사 관계자는 “단순히 스팩을 많이 보유해 합병 건수를 늘리는 것보다, 우량 합병 대상기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발굴하고 실제 상장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가 향후 스팩상장의 핵심 경쟁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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