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發 무역선, 국정원·해경·세관 ‘삼각 편대’에 적발
수색팀도 몰랐던 비밀공간 ‘씨체스트’까지 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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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평택직할세관(세관장 김태영)과 평택해양경찰서(서장 허경준)는 전날인 8일 국가정보원과 합동으로, 중남미를 거쳐 평택·당진항에 입항한 외국무역선 1척에 대해 마약 은닉 여부를 확인하는 정밀 합동검색을 벌였다. 세관, 해경, 국정원이 한 배에 함께 올라탄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최근 마약 밀반입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수색의 키워드는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하는 이른바 ‘기생충 수법’이다.
중남미 등 고위험지역을 출발한 선박의 내부 구조물이나 수중 공간에 마약을 몰래 붙여 들여오는 방식으로, 서류상 화물칸만 확인해서는 절대 잡아낼 수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세 기관은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고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기관실과 선내는 물론 사람이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선저(船底)의 해수 흡입구, 이른바 ‘씨체스트(Sea Chest)’까지 샅샅이 훑었다. 씨체스트는 선박이 해수를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설비로 선체 맨 아랫부분에 자리 잡고 있어, 그동안 마약 밀반입의 ‘사각지대’로 지목돼 온 곳이다.
역할 분담도 눈에 띈다. 평택직할세관과 국정원은 선박의 운항경로, 화물·선원 정보 등 우범 데이터를 교차 분석하고 선원들을 대상으로 마약검사를 진행했다. 평택해경은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물속을 대신 훑을 ‘특수요원’으로 수중드론을 투입해 선저 검색을 맡았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은 기계가, 데이터 사각지대는 정보기관이 메우는 식으로 3중 방어막을 짠 셈이다.
김태영 평택직할세관장과 허경준 평택해양경찰서장은 “날로 지능화·은밀화되는 초국가 마약범죄에 맞서 바닷속 깊은곳까지 빈틈없는 마약 차단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기관은 앞으로도 공조체계와 첨단 과학 검색장비 활용을 정례화해, 평택항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을 원천 봉쇄하고 관세·해상 국경 감시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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