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배치전환과 근무형태 변경 등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전 결정 자체는 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인력 재배치가 예상되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의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정부로서는 노조 반발에 법적 공간을 열어준 셈이다. 이미 금융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에 반발하고 있어 갈등 확산이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노란봉투법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정 노조법은 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까지 넓혔다. 공장 신설ㆍ이전 자체는 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배치전환이나 근무지 변경 등이 근로조건의 변동으로 인정되면 교섭과 쟁의가 가능하다. 직원의 지방 발령이 불가피한 공공기관은 이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민간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공장 신설은 경영 판단이지만, 가동을 위해 기존 사업장의 숙련ㆍ연구인력을 광주로 배치하는 과정에서 교섭이나 쟁의가 가능해질 수 있다. 반도체는 초기 시운전과 수율 안정화에 숙련인력이 필수적이다. 인력의 전환 배치가 노사 협상에 묶여 지연되면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공장을 제때 가동하지 못할 수 있다.
정부가 최근 N% 성과급 쟁의 대상 제외 등을 담은 시행지침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행정지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분쟁 때마다 노동위와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면 경영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는다. 노란봉투법의 모호한 쟁의 대상 규정을 법률로 명확히 손질해야 한다. 노조 권리 보호도 중요하지만 국가균형발전과 첨단산업 투자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여권은 스스로 만든 자충수를 신속한 법 개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