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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브렌트유 선물이 표시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공방이 격화되며 중동의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특히 유조선과 주변국 미군기지 등을 겨냥한 보복전이 꼬리를 물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미 중부사령부는 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해협 바깥쪽 오만만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원유 운반선 카비즈호, 차르미나르호, 호라이즌호, 리에스코호를, 페르시아만 내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 하르그섬 인근에서 데리야호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조선들이 IRGC와 역내 대리 세력에 자금을 대는 ‘그림자 네트워크’에 활용됐다는 것이다.
이란 국영 매체들도 미군의 유조선 공격 소식을 타전했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날 이란의 소형 유조선 한 척이 하르그섬에서 약 4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미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이번 공격이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을 겨냥해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광범위한 작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8월 말 이란 공격 재개 이후 이란 유조선을 직접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해상 봉쇄를 뚫으려는 선박에 대한 제압 차원이 아니라 항만이나 해상에 정박한 빈 유조선 등을 목표로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경제적 고립 작전’과 병행해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을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경제적 압박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이란 또한 재보복에 나섰다. IRGC는 요르단 알아즈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요르단군은 자국 관영매체를 통해 이란에서 자국 영토로 탄도미사일 20발이 날아들었다고 확인했다.
이란 측은 유조선 등 자국 선박에 대한 폭격에 대응해 역내의 미국 해군함 두 척에도 보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순항미사일과 첨단 종합 해상전투시스템인 이지스(Aegis) 전투체계를 갖춘 미군 구축함 DDG-119와 DDG-53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도 했다.
앞서 이란은 자국 유조선을 향한 미군의 공격에 책임을 물어 쿠웨이트와 바레인 근해에 있는 유조선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도 있다.
IRGC는 “테러리스트 미군이 이란 유조선 여러 척을 겨냥해 적대행위를 벌인 데 따라 쿠웨이트와 바레인 항구 인근에 있는 모든 유조선 선원에게 경고한다”며 “정박지에 있든 부두에 있든 선박이 공격받을 것이므로 즉시 배에서 떠나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등의 선박 안전 위협과 유류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8일 전장 대비 0.92달러(0.95%) 오른 배럴당 97.92달러를 기록했으며,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03달러로 전장 대비 1.55달러(1.69%) 상승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지며 국채금리도 더 상승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05%로 올라 4.8%를 재차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우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 사이 군사적 충돌도 확전하며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후티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카미스 무샤이트와 아브하, 나즈란, 지잔 등 사우디 남부 4개 도시를 공격했다. 아람코 정유ㆍ에너지 시설과 공군기지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사우디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 전투기는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와 타이즈 일대 등을 공습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도 서부 해안과 바브엘만데브 인근에서 후티 장악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지상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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