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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무신사 뷰티, 올리브영이 접은 ‘약국+뷰티’로 홍대서 정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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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0 13:48:00   폰트크기 변경      

지하 1층 176㎡ 통째로 ‘뷰티온누리약국’ 입점
파머시ㆍ뷰티 한 공간 결합은 리테일 최초
‘찐 코덕’ 겨냥한 발견형 매장으로 올리브영과 맞대응


무신사 뷰티 홍대 지하 1층의 뷰티온누리약국. 2000여개 상품 중 90%가 화장품이다. 주사기 형태 상품, 의료진 추천사 등을 배치해 전문성을 강조했다. /사진: 문수아기자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무신사가 서울 홍대에 첫 뷰티 단독 매장을 열며 지하 한 층을 통째로 약국으로 채웠다. 1999년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를 표방하며 매장 안에 약국을 뒀다가 2010년대 초 이를 접은 올리브영의 모델을 후발주자 무신사가 ‘파머시 뷰티’로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올리브영이 무신사 매장 바로 옆과 맞은편 건물을 확보해 공사에 들어가면서 홍대는 무신사와 올리브영이 정면 대결하는 격전지가 됐다.

10일 ‘무신사 뷰티 홍대’가 면적 1262㎡(약 400평),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문을 열었다. 지하 한 층 176㎡(약 53평)를 ‘뷰티온누리약국’에 내줬다. 270개 브랜드의 상품 2000여 개를 갖췄다. 일반의약품과 뷰티 상품 비중을 1대 9로 구성했다. 의약품이 90%를 차지하는 일반 약국과 정반대다. 약사 2명 이상이 상주하며 인근 병ㆍ의원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복약상담까지 맡는다. 주사기 모양의 제품, 피부과 의사 등이 상품을 추천하는 홍보물을 적극 배치해 전문성을 부각시켰다. 뷰티온누리약국 관계자는 “최근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약국 전용 입점을 고려해 상품을 기획하는 곳들이 늘었다”며 “기존 약국 내 화장품 소비 데이터를 토대로 외국인과 내국인이 선호하는 효능, 성분 위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올리브영이 출범 초기 약국을 품었다가 포기한 자리를 최근 뷰티 소비 지형을 반영하면서 ‘최초’수식어를 꺼내 들었다. 올리브영은 1999년 출범 당시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를 내걸고 일부 점포에 약사를 고용한 ‘올리브약국’을 뒀지만 2010년대 초 약국을 걷어냈다. 국내에서 의약품을 팔려면 약사법에 따라 약사 고용이 필수인데 당시 약사회 반발이 거셌다. 이후 올리브영은 약국을 뺀 헬스앤뷰티(H&B) 매장으로 굳어졌다.

무신사는 약국을 다시 들이면서 과거 드러그스토어 한계를 벗어던졌다. 무신사 뷰티는 온누리약국과 단순 입점을 넘어 상품 구성 단계부터 협업해, 고기능성ㆍ이너뷰티 상품 가운데 고객 수요에 맞는 브랜드를 함께 골랐다. 모발ㆍ두피 케어와 여드름ㆍ트러블처럼 고객 관심이 높은 고민 영역에는 전용 상담 존을 따로 뒀다. 김연진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 팀장은 “문제성 피부는 결과가 같아도 원인이 다른데, 이런 상담은 일반 리테일에선 위법이라 약국에서만 전문적으로 할 수 있다”며 “한국의 뷰티 소비자는 최근 자신의 피부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성분과 효능을 따지면서 약국과 H&B 스토어를 돌아다니는데 이를 한 곳으로 결집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1층은 색조, 프래그넌스를 집중 배치하면서 '추구미'에 맞게 브랜드를 큐레이션 했다. 빛의 색과 밝기에 따라 색조 화장품의 색상이 다르게 보이는 점에 착안해 조명 조절 장치를 배치한 섬세함이 돋보인다. /사진: 문수아기자 


지상 1, 2층은 이른바 ‘코덕(화장품 덕후)’를 위한 ‘찐 뷰티 놀이터’로 조성했다. 1층은 매장에 들어서면 색조와 프래그런스가 먼저 펼쳐진다. 고객이 지향하는 이미지인 ‘추구미’에 맞춰 제품을 고르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색조 매대 끝에는 다이얼을 돌려 조명의 밝기와 색을 바꿔가며 빛 환경에 따라 발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살피는 장치를 뒀다. 매대 높이를 170㎝ 이상으로 높이고 간격을 넓게 배치해 다른 고객의 방해 없이 화장품을 탐색할 수 있다. 매출이 가장 잘 나오는 매대 끝(엔드) 자리를 기획전 물량이 아니라 단일 브랜드 공간으로 내주고, 브랜드마다 별도 소개 공간을 마련한 것도 기존 뷰티 편집숍과 다르다. ‘패션×뷰티 협업존’에서는 의류 분위기에 맞는 화장품을 배치해 전체적인 코디를 돕는다.

이는 후발주자인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발휘하기 위한 전략이다. 패션에서 모은 회원 1640만 명을 뷰티로 연결하는 게 가능하다. 무신사 집계로는 올해 1~8월 뷰티 신규 고객의 83.1%가 앞서 패션 등 다른 카테고리를 산 기존 고객이었다. 패션에서 신진 브랜드를 키워온 ‘인큐베이팅’ 역량을 이식해 올리브영에 없는 인디 브랜드들을 확보했다. 온ㆍ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면 브랜드의 핵심 상품을 알릴 SNS 콘텐츠, 브랜드 스토리 등을 무신사 뷰티가 제작해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홍대 뷰티 매장 입점 브랜드 600여 개 중 70%가 인디 브랜드다.

무신사가 패션을 넘어 뷰티로 본격적인 영역을 확장하면서 올리브영과의 전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홍대는 성수에 이은 두 번째 격전지로 상권 유동인구의 67%를 차지하는 외국인을 잡기 위한 혈투가 예상된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무신사뷰티 홍대 바로 옆 건물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무신사는 11월 성수에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제주에는 복합 매장을 연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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