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동가 투찰’ 막는다…간이형 종심제 폐지 전 단기 조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9-11 06:00:35   폰트크기 변경      

3인 이상 입찰금액 중복 땐
균형가격 산정 시 1개만 반영
동일가격ㆍ동일내역 무효 처리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2개 이상 동일가격 투찰 현상 심화로 몸살을 앓는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가 내년에 폐지되는 가운데, 남은 기간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기 조치가 본격 시행된다.

10일 조달청에 따르면 ‘일반공사 및 공공주택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세부기준’을 개정해 균형가격 산정 시 중복가격에 대해 1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3인 이상의 입찰자가 똑같은 입찰금액을 적어낼 경우 부적정한 것으로 간주해 균형가격을 산정할 때 이 중 1개 금액만 반영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진 입찰자가 30곳일 때 입찰금액 상ㆍ하위 20%를 제외한 18곳의 입찰금액으로 균형가격을 산정했지만, 30곳 중 3곳이 동일가격을 적어냈다면 이제부터 2곳을 뺀 28곳을 기준으로 입찰금액 상ㆍ하위 20%를 제외한 뒤 균형가격을 산정한다.

특히 3곳 중 일부의 내역이 동일하다거나, 입찰자와 내역 작성자가 다르다면 무효 입찰로 처리한다. 그간 조달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요 발주처와 달리 동일가격ㆍ동일내역을 제출하더라도 무효 입찰로 처리하진 않았다.

이는 지난 7월 발표된 정부의 ‘공공 공사 낙찰제도 합리화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정부는 내년부터 간이형 종심제(추정가격 100억원 이상∼300억원 미만)를 폐지하고 기술형 적격심사를 도입하되, 연말까지 남은 기간 동일가격 투찰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기 조치 차원에서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해 계약예규에 반영했다.

간이형 종심제를 중심으로 견적대행사에 의존한 동일가격 투찰 현상이 심화되면서 공공조달 시장을 왜곡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실제 조달청이 발주한 간이형 종심제의 동일가격 투찰은 재작년 3.26%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38.97%로 치솟더니 올해 3월엔 68.96%에 달했다.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에도 동일가격 투찰 행태는 이어지고 있다. ‘국립호남권청소년디딤센터 건립사업 건축공사’는 입찰자 총 426곳 중 64곳, ‘천안 목천∼삼룡 도로건설공사’는 179곳 중 30곳이 2개 이상 동일가격을 적어냈다. 전체의 15% 안팎 비중이다.

그나마 이전보단 잦아든 수치다. 지난 1분기엔 많게는 전체 입찰자의 80%를 웃돌 정도였다. ‘국도77호선 영광 대신지구 위험도로 개선공사(382곳 중 315곳)’와 ‘부산금정경찰서 청사 신축공사(332곳 중 269곳)’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이형 종심제가 폐지되면 이 문제도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이라면서도 “300억원 이상 종심제에서도 견적대행사들의 영업이 이어지고 간혹 동일가격 투찰도 나타나는 만큼 이를 전반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균형가격 산정 시 동일가격의 영향력은 낮아질 전망이다. 그간 균형가격에 최대한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부 개인 또는 견적대행사를 중심으로 3개 이상 동일가격을 투찰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달라진 산식에 따라 이런 행태는 이제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한 건설사 입찰 담당은 “동일가격 투찰 자체를 줄이겠다는 취지보단 동일가격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려는 취지로 판단된다”며 “자체적으로 입찰을 보는 입장에선 균형가격의 변동은 있을지라도 어떻게 결정될 진 아무도 모를 일인 데다 낙찰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아니어서 달라질 건 크게 없다”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건설산업부
백경민 기자
wiss@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