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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종섭 호주 도피’ 혐의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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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1 17:00:14   폰트크기 변경      
法 “수사 방해 의도 단정 못해”

외교ㆍ법무라인도 전원 무죄

尹 ‘전부 무죄’는 두 번째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피의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당시 외교ㆍ법무ㆍ대통령실 관계자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인 형사사건 중 무죄 선고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허위로 증언한 혐의 사건 1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1일 범인도피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당시 외교부 1차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할 당시 출국금지 사실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가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했다는 사정만으로 범인도피의 의사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공관장 임명에 폭넓은 재량권을 갖는 만큼, 이 전 장관의 임명을 인사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전임 대사를 무리하게 교체하고 이 전 장관을 의도적으로 자리에 앉혔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또한 재판부는 특정인을 외국 대사로 임명한 행위 자체가 형법상 범인도피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범인도피 행위란 수사기관이 범인의 소재를 발견하지 못하게 하거나 발견을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데, 수사 절차를 다소 지연시키거나 번잡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다.

특히 재판부는 “대사의 경우 소재나 신분이 대한민국 정부와 상대국 정부에서 공식 확인되고, 상시 연락할 수 있으며, 대사관의 활동 대부분이 공개된다”며 “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통상의 범인 도피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이 수사기관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호주에서 귀국한 이후에도 특검팀이 출범하기 전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아울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출국시키기 위해 대사 임명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했다거나,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하도록 법무부 등에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이 전 장관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공수처 수사를 전면적으로 저지하거나 방해할 목적으로 호주대사 임명을 추진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 전 실장과 장 전 차관 등에게 적용된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통상적인 직무 수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범죄를 인정할 만한 위법 행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차관의 출국금지 해제 관여 등 직권남용 혐의 역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결론 내렸다.

이른바 ‘이종섭 호주 도피’ 의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이 2024년 3월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하면서 불거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른바 ‘VIP 격노설’ 등 수사 외압 의혹이 확산되며 자신과 직접 통화한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고발되자, 그를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내보내려 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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