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타운 4개층 900평 전국 3위, 외국인 겨냥 ‘경험형’ 설계
밀락더마켓 ‘올영호’ 로컬 콘셉트, 색조·냉동식품 강화로 상권별 이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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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남포타운 1층 ‘K-FAVORITES Curation’ 공간. 화장품, 스낵, 건강기능식품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대표 상품을 한 곳에 벌크 형태로 선보여 이동 시간 제약이 있는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돕는다. /사진: 문수아기자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11일 오후 1시 부산 남포동 영화의거리 입구. 올리브영 남포타운 앞에 올리브영 타포린 백을 든 외국인 관광객이 무리 지어 서 있었다. 2~3가족씩 묶인 소규모 단체 관광객이었다. 이들을 태우러 온 카니발이 도착하자 그 뒤로 벤 한 대가 멈춰 섰다. 벤에서 내린 인솔자는 외국인 탑승객 6명이 다 내리자 “자유롭게 관광하고 오후 3시30분에 여기 올리브영 앞으로 모이라”고 안내했다. 벤이 떠나자 이들은 올리브영 남포타운으로 입장, 스마트폰에 캡처해 온 사진과 진열대를 번갈아 확인하며 빠르게 장바구니를 채웠다. 개장 2주 만에 부산의 새 이정표가 된 모습이었다.
올리브영이 물건을 파는 매장에서 벗어나 ‘경험하는 공간’을 앞세워 서울 밖 최대 관광도시 부산을 K뷰티 랜드마크로 키운다. 8월 말 부산에 나란히 문을 연 남포타운과 민락동 밀락더마켓점은 외국인 관광객과 지역 소비라는 서로 다른 수요를 각각 겨냥해 설계한 전략 점포다.
11일 찾은 남포타운은 4개 층, 약 900평 규모로 단일 매장 기준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크다. 크기보다 주목할 대목은 설계다. 올리브영이 쌓아 온 외국인 구매 데이터와 수요 조사를 토대로 층마다 쇼핑 목적을 달리 배치, 관광객이 최선의 동선으로 둘러보도록 짰다.
특화 설계의 출발점은 1층이다. 크루즈ㆍ단체 관광객처럼 쇼핑 시간이 정해진 외국인이 한국의 인기 상품만 빠르게 담도록 ‘K쇼핑 대표 리스트’만 모았다. 화장품뿐 아니라 스낵과 웰니스 제품까지 한 층에서 해결된다. 상품을 낱개로 늘어놓는 대신 마트처럼 쌓는 벌크 진열로 박스 단위로 사 가는 외국인의 구매 방식도 반영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일본인 50대 여성은 “한국에 다녀온 친구가 추천한 과자와 딸이 부탁한 화장품을 꼭 사야 하는데, 여러 곳을 돌지 않고 여기서 한 번에 살 수 있어 좋다”며 오리온 비쵸비와 바이오던스 젤 마스크를 박스째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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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남포타운 4층의 ‘스킨 스캔’ 구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피부 측정을 하고 있다. 컨설턴트 직원에게 결과 상담과 상품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사진: 문수아기자 |
1층이 속도라면 2~4층은 체험이다. 피부, 퍼스널컬러, 두피 상태를 각각 측정하는 기기를 층마다 배분해 총 6대를 배치했다. 수도권 대형 매장도 측정 기기를 갖췄지만 간소화한 셀프 방식이 주를 이루는 반면, 남포타운에서는 컨설턴트가 측정과 결과 해설ㆍ상담을 맡고 결과에 맞춰 개인별 화장품까지 직접 골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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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사 화장품을 소개하는 ‘어드밴스트 더마’ 구역에는 각 기업과 브랜드의 역사, 주요 제품, 성분 등을 전달하는 헤리티지 구역을 올리브영 매장 최초로 구성했다. /사진: 문수아기자 |
특히 4층 더마 화장품 구역은 상품 선별에 공을 들였다. 더마 관심이 커지는 사이 제품이 단기간에 쏟아지면서 핵심인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문제에 착안했다. 전통성과 품질이 확인된 제약사 등 6개사 중심으로 상품을 골랐다. 올리브영 전국 매장 중 최초로 각 기업의 대표 제품과 성분, 효과를 이해하도록 헤리티지 소개 구역도 뒀다. 약사 추천에 기대는 뷰티형 약국과 달리 브랜드와 오래 쌓은 신뢰를 토대로 고객과 깊이 만나는 장을 연 셈이다.
이런 설계를 남포타운에 집중한 배경에는 급증한 외국인 수요가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43.9% 늘었다. 부산 지역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고객 수는 74.2%, 외국인 매출은 82.3% 증가했다. 남포타운도 개장 직후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를 넘겼다. 이 매장의 전신인 광복타운보다 방문객이 약 3배 늘었다. 이혜민 남포타운 점장은 “각 층이 뚜렷한 쇼핑 목적을 갖도록 공간과 서비스를 함께 설계했다”며 “상품 수를 늘린 매장이 아니라 서비스 특화 매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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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락항 특성을 반영한 로컬 특화 매장 '밀락더마켓점'. 항구에 정박한 '올영호' 를 콘셉트로 그물, 부표 등 오브제를 배치하고 바구니 등에 담긴 형태로 상품을 진열한다. /사진: 문수아기자 |
남포타운이 글로벌에 특화했다면 밀락더마켓점은 ‘로컬 특화’ 매장이다. 매장이 자리한 민락동 밀락항은 수영만 안쪽의 작은 항구다. 광안대교와 수변공원, 마린시티를 곁에 둔 로컬 상권이다. 올리브영은 이 장소성을 매장 전체에 옮겼다. 밀락항에 정박한 배 ‘올영호’를 콘셉트로 상품을 갓 내린 듯 쌓는 벌크 진열과 수산시장을 닮은 부스형 공간을 들였다. 그물, 배 같은 오브제와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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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흥 상권이 발달한 주변 특성을 고려해 숙취해소제를 배치하고 올리브영 최초로 아이스크림과 얼음컵 등도 취급한다. /사진: 문수아기자 |
매장 구성은 상권 성격을 반영했다. 민락동 일대는 2030세대가 몰리는 유흥 상권으로 주변에 펍, 주점 등이 많다. 밀락더마켓 건물도 수제맥주, 피자펍 등 술과 식사를 곁들이는 공간 위주로 채워졌다. 저녁이면 공연을 즐기는 계단형 무대도 있다. 올리브영은 저녁 외출 수요에 맞춰 색조 화장품 비중을 높였다. 퍼스널컬러 진단 기기를 배치, 자신에게 맞는 색조 화장품을 즉석에서 추천받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과 얼음컵 등 냉동식품을 매장 최초로 들였고 숙취해소제 같은 야간 수요가 많은 상품도 함께 갖췄다. 윤인혜 밀락더마켓점 점장은 “밀락항의 활기찬 분위기를 올리브영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공간”이라며 “상품을 파는 매장을 넘어 쇼핑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앞으로 단순 출점이나 매장 대형화를 넘어 K뷰티 랜드마크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남포타운과 밀락더마켓점은 부산의 서로 다른 상권 특성을 반영해 차별화된 K뷰티 경험을 구현한 매장”이라며 “앞으로도 관광객의 이동과 수요를 반영한 매장을 선보이며 부산 곳곳에서 K뷰티 접점을 넓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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