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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의 세대교체,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이사회 양종희 회장 연임 부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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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3 13:32:21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이재근 KB금융그룹 글로벌 부문장(사진)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낙점된 가운데 그동안 연임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됐던 양종희 회장의 연임 실패 배경과 올 연말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의 후임 여부 등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KB금융 검사 관련 제재 및 정기검사 시작에 이어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 사방으로 압박이 상당했음에도 실적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만큼 연임 가능성에 흔들림이 없을 것 같았던 양 회장이었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제재 등을 앞두고 금융그룹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KB금융 이사회의 판단이 앞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이 역대 최대치의 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연임이 무난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예상이었다. 금감원의 KB금융 제재가 올 연말 내 계획됨에도 양 회장의 임기 내에 진행된 것이 아닌 만큼 이른바 '대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KB금융 이사회의 판단은 달랐다. 금감원이 주목한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인 'KB뱅크'가 지난 2023년 싱가포르 등의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처리한 부실채권 문제 등 여러 변수가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 앞선 것이다. 금감원은 KB뱅크의 부실채권을 싱가포르 SPC 등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의 보증이 들어간 만큼 '자전거래'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이며 이르면 이달 중 제재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여기에 금감원의 국민은행 정기검사가 이달 초 시작됐고, 2023년 KB뱅크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체결한 옵션 계약이 내년 5월말까지 연장된 과정 등도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KB뱅크 유상증자 당시 프로젝트 스틱 유진 스타 홀딩스가 약 2800억원을 투자하면서 국민은행이 KB뱅크 지분을 일정 가격으로 매입하는 콜옵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옵션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행사할 수 있었지만 국민은행은 내년 5월말로 옵션 만기를 연장, 프로젝트 스틱 유진 스타 홀딩스가 국민은행에 KB뱅크 지분을 일정 가격에 되파는 풋옵션으로 전환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옵션 만기 조건이 국민은행에게 불리하다고 입을 모았고 금감원도 굳이 이같은 옵션 만기 연장이 필요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의 가장 큰 숙제는 단연 KB뱅크의 부실 문제다. 금감원의 KB뱅크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은 이재근 부문장이다. 국세청까지 국민은행의 해외 세금 문제까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사회는 이같은 해외 리스크를 진두지휘하며 해결하고 미래 성장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인물이 이재근 부분장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화준 회추위원장도 이재근 내정자에 대해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역임하며 쌓은 은행·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재무·전략·글로벌 부문에 대한 식견을 겸비해 그룹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양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문구가 지배구조법 등에 명시되지 않아도, 이미 이재명 대통령이 "이사회가 참호 구축한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한 만큼 이사회도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임 일정과 금감원의 검사 일정 등이 겹치면서 양 회장의 연임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 이사회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금융권은 올 연말 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사 결정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다. 이재근 부분장의 KB금융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양 회장에게 달렸다. 이재근 부분장이 내정자 신분으로서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할 국민은행장 인사에 대해 의견을 강도 높게 제시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미래 먹거리인 실버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는 정문철 KB라이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여부도 주목할 포인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재근 부문장이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로 결정되면서 나머지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향후 3연임 가능성을 내세우기 어려워졌다"며 "이번 KB금융의 주요 계열사 인사 변화가 나머지 금융지주사들에게 파급효과가 클지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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