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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정진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도로와 철도 건설을 책임지는 양대 사회기반시설(SOC) 공공기관 수장에 교통정책ㆍ계획 전문가들이 나란히 자리하면서 교통업계가 고무된 분위기다. 과거 토목ㆍ건설 및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온 SOC 공기업에 교통공학 학자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교통정책 분야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16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 1일 정진혁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국가철도공단 제9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정 이사장은 연세대 토목공학과에서 학ㆍ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교통계획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며 제21대 대한교통학회장과 국가교통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가 한국도로공사 제20대 사장에 취임했다. 유 사장도 교통공학 박사로 한국교통연구원(KOTI) 책임연구원과 대한교통학회장을 거친 교통정책ㆍ공학 전문가다.
특히 도로공사에서 교수 출신이 사장을 맡은 것은 1969년 공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역대 사장들은 군 출신을 시작으로 도로ㆍ건설 관료와 토목ㆍ건설 전문가, 정치권 인사 등이 주류를 이뤘다.
철도공단 역시 역대 수장은 철도청이나 국토교통부 등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교통정책실장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등을 지낸 교통정책 전문가가 수장을 맡은 전례는 있지만, 정 이사장처럼 대학에서 교통계획을 연구해온 학자 출신은 기존 인선과 결을 달리한다.
교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SOC 사업에서 교통공학의 역할이 커진 것과 연결해 바라보고 있다.
과거 SOC 정책이 도로ㆍ철도를 얼마나, 어떻게 건설할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사업 초기 단계의 교통수요 예측과 경제성 분석부터 노선계획, 기존 교통망과의 연계, 개통 이후 운영까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요 예측은 SOC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영역이다. 과거 일부 민자도로와 도시철도ㆍ경전철 사업에서 실제 이용량이 애초 전망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과잉 수요 예측 논란이 불거졌고 교통수요 분석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정부가 국가교통DB(KTDB)와 예비타당성조사ㆍ투자평가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왔지만 수요 예측의 난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도로ㆍ철도망이 촘촘해지면서 신규 노선 하나가 기존 철도와 버스, 도로 수요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다 GTX 등 광역교통망 확대와 신도시 개발, 인구구조 변화, 미래 모빌리티 등 고려해야 할 변수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교통 분야가 SOC 건설을 지원하는 역할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 투입할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교통전문가들이 정책ㆍ연구 영역을 넘어 도로와 철도 사업기관의 의사결정자로 진출한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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