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준연동형 폐지 공식 제안…민주 ‘정치개혁 논의’ 신중
헌재 의석배분 기준 위헌…비례 진입 문턱ㆍ위성정당 방지책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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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논란 끝에 지난 13일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2028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두 차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가동한 만큼 제도 보완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아예 폐지할지를 두고는 입장차가 뚜렷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과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입됐다. 그러나 지역구 의석이 많은 정당일수록 비례 의석 배분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를 피해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용 정당을 따로 만들면서 제도 취지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과 민주당이 참여한 더불어시민당이,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의 국민의미래와 민주당 주도의 더불어민주연합이 각각 등장했다.
용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처음 당선됐고 22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재선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결국 여러 논란 끝에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으나 이번 장관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례대표 재선 과정과 위성정당 문제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공식 요구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면 폐지하는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시작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반면 민주당은 폐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13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후보직을 사퇴한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세력과의 연대 및 정치개혁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등에서는 준연동형 제도 자체를 폐지하기보다 위성정당을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선거법을 다시 손봐야 할 제도적 사유도 생겼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 29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정당을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또는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으로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을 위헌으로 결정했다.
헌재는 이 같은 저지조항이 기준을 넘지 못한 정당에 던진 표를 사표로 만들어 투표 가치를 왜곡하고 선거의 비례성을 떨어뜨리는 한편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3% 득표 기준만 위헌으로 선언하고 지역구 5석 기준을 남길 경우 오히려 의석 배분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두 기준을 담은 조항 전체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그대로 유지할지, 위성정당을 막을 별도 장치를 둘지, 선거제 자체를 손볼지 등이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선거제 개편까지는 여야 합의라는 높은 문턱이 남아 있다. 통상 국회는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 개편 문제를 논의해왔다. 21대 국회에서도 정개특위와 국회 전원위원회까지 가동해 선거제 개편을 논의했지만 여야가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22대 총선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렀다. 용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되살아난 논쟁이 2028년 총선 룰 개편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여야의 논의 착수와 합의 여부가 관건이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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