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장관, 노동 특례 전용 대화 기구 구성 제안
“국운 걸린 특례, 노동계 참여가 전제조건”
‘주52시간 완화’ 절충안 나올까…대화 형식ㆍ시기 미정
한노 “책임 있게 임할 것”…민노 “경사노위 틀에선 부정적”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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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정부가 ‘메가특구특별법’의 최대 쟁점인 노동 특례를 풀기 위해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전격 제안했다. 주 52시간제 완화 등 산업계 요구와 노동권 보호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일방적 법안 강행 대신 사회적 합의를 선택한 것이다. 이번 제안이 노ㆍ사ㆍ정 이견을 줄이고, 특별법 제정을 구체화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메가특구특별법안 마련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동 특례는 우리 사회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이해당사자인 노사가 직접 참여해 상호 간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양대 노총 위원장과 진행한 청와대 차담회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당시 노동계는 메가특구 노동 특례와 관련해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대통령 역시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을 당부한 바 있다. 김 장관의 대화 제안에 양대 노총이 호응하면 파행을 겪던 노정 관계와 특별법 제정 논의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정부가 제정을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은 5극 3특 권역의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재정ㆍ금융ㆍ인프라 등 광범위한 규제 특례를 담고 있다. 다만, 특구 내 주 52시간제 완화 등 노동 규제 유연화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다방면으로 분출돼 왔다. 특히 반도체 R&D 인력 등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을 주장하는 산업통상부와 노동권 침해를 우려한 노동부의 의견 대립도 외부에 표출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의 대화 제안은 노ㆍ사ㆍ정의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승부수로 평가된다. 특히, 이날 브리핑에는 산업부 산업정책실장뿐만 아니라 부처 간 조율 기능을 맡는 국무조정실 담당 실장이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특구 내 산업 지원 인센티브와 노동 유연성 조율을 총리실 차원에서 관여해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범정부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가 성공하려면 성과가 지역의 좋은 일자리로 환류되고 일하는 주체들이 정책 입안 과정부터 참여해야 한다”며 “다 정해놓고 판에 참여하라는 노동계 불만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국운이 걸린 프로젝트일수록 노동계가 입안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상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역할도 주목된다. 김 장관의 대화 제의가 경사노위를 통한 것인지, 별도의 대화 기구를 만드는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고, 향후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인 만큼 별도의 대화 기구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광범위한 의제를 다루는 경사노위 구조를 벗어나 ‘메가특구 노동 특례’라는 단일 사안에 집중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당사자들의 이견을 빠르게 좁히고, 연내 입법에 나설 추신 동력을 얻게 된다.
양대 노총은 온도 차를 보였다. 한국노총은 “메가특구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하겠다”면서도 “참여가 노동특례 수용을 의미하지 않으며, 노동자 건강권과 고용안정을 지키는 해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은 “정부가 대화 개선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표결이 아닌 숙의 합의, 산별노조 참여 등 새로운 사회적 교섭 방식을 원칙으로 신중히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김영훈 장관은 “대화 시기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노동 특례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제안한 사항이라면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의 모든 주체가 대화의 자리에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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