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14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껑충 뛰었다. 사우디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11월 이후 국내 수급 불안이 우려된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 기준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4% 오른 배럴당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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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격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위성사진. /사진: 연합뉴스 |
사우디가 중동 전쟁 이후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원유 수송로로 이용해온 동서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총 1200km의 동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보내 수출해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최소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가동이 중단됐다. 송유관이 다시 가동되기까지 몇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전날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주재로 정유업계와 함께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원유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유업계는 9~10월 원유 도입 물량을 평시 대비 90% 이상 확보한 상태라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는 통상 2~3개월 전에 계약ㆍ선적해 들여오는 만큼, 당장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문제는 11월 이후다. 이달 선적 예정 물량부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이 11월 국내 도입분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수입 원유 가운데 사우디산 비중은 34.1%(7월 기준)에 달해 동서 송유관 정상화가 지연되면 대체 원유 확보에 따른 운송비와 보험료 상승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재시행한 비축유 스와프(SWAP,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먼저 비축유를 빌려준 뒤 추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돌려받는 제도)를 비롯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동발 원유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00%까지 올렸다가 다시 25%로 낮췄던 비중동산 원유 운임 차액 지원 비율을 다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당초 6개월 운영을 목표로 지난 3월13일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는 제도 연장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조만간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을 고려하면 기준가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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