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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꿈꾼 SKT…미국 에이전트 접고 인프라로] ②AI 서비스 접은 SKT, 왜 ‘인프라’에 승부수 던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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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6 05:00:27   폰트크기 변경      
‘에스터’ 접은 SKT, AI 서비스서 인프라로…미국도 AI 데이터센터에 베팅

그래픽:대한경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SK텔레콤이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에서 발을 빼는 대신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키우는 것은 AI 산업의 경쟁 무대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성형 AI가 대화형 서비스를 넘어 추론과 에이전트 시대로 진화하면서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이를 실제로 구동할 컴퓨팅과 전력,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도 최근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강연에서 “과거 데이터센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창고에 불과했지만 지금 AIDC는 토큰 생산 공장”이라며 “현재 데이터센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I가 생성·추론하는 단위인 토큰을 만들어내는 데이터센터 자체가 AI 시대의 핵심 생산기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에서도 AI 인프라는 핵심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5~1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AI 인프라 서밋 2026’에서는 AI 반도체와 메모리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스토리지, 추론 인프라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특히 소비자용 AI 서비스와 AI 인프라는 사업의 성격부터 다르다. 정부가 선정한 ‘모두의 AI’ 사업 수행기관으로 지난달 선정된 뒤, 유경상 SKT AI CIC장은 “2030년 아시아 최초 AI 풀스택 수출 기업”을 목표로 내세우며 “데이터센터를 짓고 소버린 AI 모델과 자체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까지 도와줄 수 있는 AI 풀스택 수출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SKT가 AIDC 사업을 별도 전문회사로 떼어낸 것도 이런 판단과 맞닿아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SK하이퍼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부지와 전력, 변전설비 등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해 프로젝트를 사업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사업을 기반으로 한 SK호라이즌 출범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퍼의 사업 방식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자금조달 구조다. SKT는 2030년까지 SK하이퍼에 최대 7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지만, 데이터센터를 직접 건설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모두 그룹이 부담하는 방식은 아니다. 개별 프로젝트별로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활용해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투자 부담을 분산하면서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핵심 인력을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미 AI 에이전트 사업을 이끌었던 정석근 SKT CTO 겸 AI CIC장이 최근 SK하이퍼 대표이사를 맡은 것도 AI 사업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증권가 평가도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은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트래픽이 연평균 45%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SKT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2032년 5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AIDC가 ‘쉬운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리포트는 “SPC·외부 투자 구조를 통해 CAPEX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AIDC가 전력·부지·인허가·고객 확보 등 전 과정에서 사업 리스크를 동반하는 자본집약적 사업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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