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발동만 1637회…전주 시간외 거래 대비 24배 급증
‘정규장 종가 대비’ 화면 없어…투자자 혼선 가중
거래소 “전일 종가가 기준…개선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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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장주 기자] 한국거래소(KRX)가 투자자 편의 확대를 내걸고 도입한 애프터마켓이 첫날부터 가격 급등락과 시세 화면 미비로 시장의 혼선을 빚었다. 이미 대체거래소(NXT)라는 선행 모델이 있었고 준비 기간도 충분했으나, 얇아진 호가 속에 변동성완화장치(VI)가 무더기로 쏟아졌고 정작 투자자들은 정규장 종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접속매매 방식의 애프터마켓(오후 4시~8시)이 처음 열린 전날 주식시장에서 발동된 VI는 총 2037회에 달했다. 이 중 80.4%인 1637회가 애프터마켓 4시간 동안 집중됐다. 정규장 전체 발동 건수(400회)의 4배를 웃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1일 같은 시간대(오후 4시~6시) 기존 시간외단일가 매매 당시 발동된 VI가 68회였던 점을 감안하면, 장 마감 이후 시간대의 변동성 조치 건수만 24배로 불어났다. 세부적으로는 직전 체결가 대비 3% 또는 6% 이상 벌어질 때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되는 동적 VI가 1065회(65.1%)였고, 기준 가격 대비 10% 이상 이탈할 때 작동하는 정적 VI가 572회(34.9%)에 달했다.
호가 잔량이 얇은 상태에서 실시간 매매가 진행되자 종목별 가격 변동 폭도 확대됐다. 백화점 매각설이 돈 한화갤러리아는 개장 직후 정규장 종가 대비 15% 안팎 뛴 3070원까지 치솟으며 정적 VI가 두 차례 발동됐으나, 이후 매물이 밀리며 2600원대 강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장중 고저 차이는 19%에 달했다. 코스닥 중소형주는 더 출렁였다. 포니링크와 밸로프는 개장 10여 분 만에 가격제한폭 부근까지 급등했다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고, 장중 변동 폭은 32%대에 이르렀다. 유화증권, LS티라유텍, KNN 등도 20%가 넘는 장중 변동률을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거래 화면의 정보 표기 방식을 두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현재 주요 증권사 HTS·MTS와 주요 포털 화면에는 ‘금일 정규장 종가 대비 실시간 등락률’을 비교해주는 기능이 없다. 애프터마켓이 시작되면 실시간 체결가가 기존 종가 자리에 표시되거나 전일 종가 기준 등락률만 단일 표기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의 당일 정규장 마감가와 그에 따른 실시간 변동 폭을 곧바로 파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업계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사전에 운영되며 시장 적응 기간이 있었던 만큼, 거래소가 정보제공업체 및 회원사들과 시세 연동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조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의 핵심 판단 근거는 오늘 정규장 마감가 대비 현재 가격 변동 수준”이라며 “기본적인 비교 화면이 갖춰지지 않아 시장 혼선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현행 규정과 제도적 기준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하한가 가격제한폭이나 변동성완화장치의 기준가격 자체가 전일 종가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구조”라며 “당일 종가 대비 등락을 병기할 경우 오히려 기준 가격 해석에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첫날 거래인 만큼 시장 전반의 변동성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정규장 종가 표기 등 투자자 편의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 가능성을 살펴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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