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중심서 마이크론·테라팹 등 해외 고객으로 다변화
올해 말 美 법인 설립해 현지 대응 강화…국내에 신규 8공장도 구축
HBM 넘어 2.5D·유리기판·우주항공 장비로 제품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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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사진: 한미반도체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중심의 고객 기반을 미국 마이크론 등으로 넓힌 데 이어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초대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기지 ‘테라팹’ 공급망까지 뚫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최근 테라팹 측과 AI 시스템반도체용 패키징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과 물량 등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후공정 장비업체가 테라팹 공급망에 진입한 첫 사례로 전해졌다. 곽 회장은 지난 6월 스페이스X 지분을 500억원 규모로 취득하고 테라팹 장비 공급에 대한 기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머스크의 AI·우주항공 생태계 진입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 왔다.
이번 계약은 곽 회장이 추진해 온 고객 다변화 전략의 성과로 평가된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 과정에서 SK하이닉스와 협력하며 TC 본더 시장을 선점한 뒤 마이크론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며 해외 매출을 늘려왔다. 현재 ASE와 앰코, JCET,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스카이웍스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해외 사업이 확대되면서 수출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2024년 41.3%에서 지난해 80.7%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체 매출 3021억원 가운데 수출이 2285억원으로 75.7%를 차지했다. 물론 2024년 수출 비중이 낮았던 데에는 SK하이닉스의 국내 장비 발주가 집중된 영향도 있지만, 마이크론 등 해외 고객사향 공급이 늘면서 해외 매출 비중도 실제 확대되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곽 회장은 해외 매출 확대를 일회성 수주에 그치지 않도록 현지 접점과 제품군, 생산능력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사업설명회를 열고 HBM과 AI 패키징 장비의 경쟁력과 중장기 투자계획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한 해외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현지 법인도 확대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말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한미USA’를 세울 계획이다. 회사는 한미USA를 장비와 부품·자재 판매,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통합 운영 거점으로 삼고 현지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고객뿐 아니라 제품도 다변화하고 있다. HBM4(6세대)와 HBM4E(7세대) 생산 확대에 따라 TC 본더 공급이 증가하는 가운데 AI 시스템반도체와 HBM을 함께 연결하는 2.5D 패키징 장비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2.5D TC 본더 3종과 플립칩(FC) 본더 2종을 앞세워 AI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PCB업체의 패널레벨패키징(PLP)과 유리기판 투자가 확대되면서 대면적 기판을 절단·검사하는 마이크로쏘앤드비전플레이스먼트(MSVP) 장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항공과 저궤도 위성통신에 적용되는 전자파 차폐(EMI) 장비도 미국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에 포함됐다.
막대한 수요에 대비해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AI 반도체 시설투자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장비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8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테라팹에 공급한 장비가 향후 양산라인으로 확대되고 HBM용 TC 본더 등으로 거래 품목이 늘어난다면 고객과 제품, 생산거점을 동시에 넓혀온 곽 회장의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편 곽 회장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곽 회장은 다음 달 7일 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3년 이후 누적 매입액은 702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매입을 마치면 곽 회장의 지분율은 33.63%로 높아진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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