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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역세권ㆍ환승거점이라는 입지에도 대형 복합개발사업이 잇따라 유찰되거나 사업 지연을 겪고 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상업시설 침체, 복잡한 사업조건이 맞물리면서 민간의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진 영향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추진되는 주요 역세권ㆍ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곳곳에서 유찰과 착공 지연, 사업조건 재조정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추진하는 총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의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환승센터 복합개발)’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이달 재공모 사업신청서를 접수했지만 신청자가 단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국가철도공단의 충북 ‘오송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도 지난 4월 공모에 나섰으나 7월 제안서 접수 마감 결과 신청 기업이 전무해 유찰됐다.
사업자를 선정한 뒤에도 안심하기 어렵다. 대전광역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추진하는 총사업비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지구 복합2-1구역 개발사업’은 2020년 한화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공사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친 영향이다. 호텔을 주상복합으로 바꾸는 등 사업계획까지 손질했으나 대전시는 사업 무산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형 복합개발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비가 큰 데다 최근에는 PF 조달과 용도 구성, 분양ㆍ임대 수익, 공공기여와 인허가 조건까지 따져야 할 변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시설은 새로운 부담으로 떠올랐다. 역세권의 풍부한 유동인구에도 상가시장 침체와 금융권의 보수적인 대출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상업시설의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전문가들은 공공이 세부 용도와 비율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민간이 시장 상황에 맞춰 주거ㆍ상업ㆍ업무시설의 비중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개발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토지대금 납부조건과 인허가 등 민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을 합리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철도ㆍ환승시설과 주변 부동산을 하나의 사업으로 설계하거나 시장 수요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결합하는 개발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역세권이라는 입지에 기대기보다 공공성과 민간의 적정 수익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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