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DMC역 공모 분수령…“공공의 실질적 위험분담 없인 참여 한계”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핵심 교통거점의 복합개발사업이 줄줄이 유찰되거나 공전하는 배경에는 사업자가 본사업 외에 감당해야 할 부대조건이 자리잡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하는 총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의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환승센터 복합개발)’의 경우 사업참여의향서 제출 단계에서는 10곳 안팎이 관심을 보였음에도 실제 사업신청서를 낸 곳은 없었다. 사업자가 떠안아야 할 조건들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공사기간에도 기존 환승주차장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개발 과정에서 기존 주차장을 쓸 수 없게 되는 만큼 대체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도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공동주택 개발에 수반되는 학교용지 확보 문제와 관련 인허가, 수천억원대의 토지대금과 협약이행보증금 등 자금부담 등이 대두되면서 민간이 선뜻 참여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는분석이다.
국가철도공단의 ‘오송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도 최근 유찰을 겪으며 개발 여건을 재정비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철도공단은 지난 4월 오송역 인근 약 21만5000㎡ 철도부지에 환승센터와 상업ㆍ업무ㆍ문화시설을 조성할 민간사업자 공모를 냈으나, 7월 접수 마감 결과 단 한 곳도 응모하지 않았다.
사업 재개의 관건은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업성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철도공단도 청주시 등 지자체와 용도지역 상향 등을 협의해 오송역의 개발 여건을 개선한 뒤 재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사업조건을 손질해 민간을 다시 끌어들인 사례도 나온다. 인천도시공사(iH)가 추진하는 ‘검암 플라시아 복합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기존 사업자와의 협약이 해지된 뒤 재공모 과정에서 민간의 금융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건을 조정했다. 그 결과 지난달 중흥토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일대 약 15만㎡를 개발하는 ‘광운대역세권 물류부지 개발사업’도 2009년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 이후 사업자 공모가 거듭 무산됐던 사업이다.
이후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IPARK현대산업개발이 사전협상을 거쳐 개발계획과 공공기여 등을 확정하면서 지난 2024년 착공에 들어갔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도 비슷하다.
서울역 북측 약 3만㎡ 철도부지를 개발하는 이 사업은 2008년부터 추진되다 장기간 지연됐지만 한화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참여한 이후 MICE와 업무ㆍ호텔ㆍ주거 등을 결합한 개발계획을 구체화하며 공사 단계에 들어섰다. 오는 2029년 준공이 목표다.
최근 유찰된 사업들이 조건 재조정에 나서고 과거 표류했던 사업들이 하나둘 공사 단계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다음 시선은 DMC역으로 향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달 서울 마포구 상암ㆍ수색 일대 철도부지를 개발하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복합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모집에 착수했다. 오는 10월 공모 결과가 나올 예정인 만큼 달라진 시장의 눈높이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같은 역세권이라도 사업마다 조건을 훨씬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며 “공공이 임시 대체시설 운영이나 인허가 협의 등 공공재 성격의 리스크를 함께 분담하지 않는다면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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