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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참의원 대표단과 회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히라키 다이사쿠 국회대책위원장 SNS |
삼성, 日 요코하마에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소부장과 차세대 후공정 개발
이재용, 방한 日참의원 대표단 오찬에 예정 없이 참석…반도체·日 협력·인재 확보 논의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본 참의원 대표단과 만나 반도체 사업과 한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에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가동한 직후 이뤄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와의 협력을 통한 후공정 경쟁력 강화 행보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방한 중인 일본 참의원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 회장 측이나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히라키 다이사쿠 공명당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과 함께 회동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초 일정에 없던 삼성전자 임원진과 일본 참의원 대표단의 오찬에 이 회장이 일정을 변경해 깜짝 참석했다. 자리에는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실 사장도 함께했다.
히라키 위원장에 따르면 이 회장은 대표단의 질문에 반도체 사업 전망과 삼성전자의 향후 전략, 일본과의 협력 분야, 인재 육성 및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답변했다. 대표단에는 후쿠야마 데쓰로 참의원 부의장, 가와이 다카노리 국민민주당 참의원 간사장, 우메무라 미즈호 참정당 참의원 부간사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등이 포함됐다.
이번 회동은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첨단 패키징 협력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공식 개소했다. 2024년부터 5년간 약 400억엔(약 3500억원)을 투자하고 2027년까지 100명 이상의 연구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APL은 단순 연구시설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과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을 연결하는 후공정 연구거점이다. 첨단 패키징에 필요한 소재와 공정 기술을 현지에서 평가하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일본 소부장 업체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서 후공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가 일본에 연구거점을 마련한 배경으로 꼽힌다.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은 칩 간 연결 성능과 전력 효율 등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미세공정의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전공정에서 후공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후공정에 필요한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요코하마를 연구거점으로 택한 것도 일본의 소부장 생태계와 가까운 곳에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코하마에는 도쿄대와 요코하마국립대 등 연구기관뿐 아니라 레조낙, 디스코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
현지 연구거점을 통한 개발 속도 향상도 기대된다. 일본에서 개발된 소재를 국내 생산라인에 적용하기 전에 요코하마에서 평가와 시제품 제작 등을 진행할 수 있어 연구개발 기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APL에 5년간 약 400억엔을 투입하며,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225억엔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APL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들과의 협력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개소식에는 도쿄일렉트론과 이비덴 등 일본 주요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한ㆍ일 양국 연구진이 첨단 패키징 소재 평가와 양산 기술 개발 등을 진행한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일본 정치권 인사들과 직접 만나 반도체와 인재 확보 등을 논의한 것은 일본과의 협력 기반을 기술 영역뿐 아니라 민관 차원으로 넓히는 행보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 구체적인 사업이나 투자 계획이 합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후공정 연구 기반을 확대하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일본 내 SK하이닉스 거점 구축을 검토하는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일본 협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소재·장비 경쟁력과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제조 역량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AI 반도체 공급망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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