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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박수근-구사마 야요이...가을 경매에 명화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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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6 15:56:35   폰트크기 변경      
서울옥션, 9월 22일 강남센터서 메이저 경매....110점 85억원 규모 출품


조선시대 화가 단원 김홍도의 수작을 비롯해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 단색화가 박서보의 대작, 일본화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등 희귀한 미술품들이 대거 경매에 부쳐진다.

서울옥션이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센터에서 여는 제195회 미술품 경매에는 해외로 반출됐던 우리 문화유산과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 등 총 110점(약 85억원)이 출품된다.

가을을 맞아 회사 사무실이나 집안 거실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기업인과 직장인, 주부 등 컬렉터들이 오프라인을 통해 비교적 싸게 그림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서울옥션이 오는 22일 서울강남센터에서 진행하는 가을 경매에 출품된 박수근의 '거리'   .                                                                                   사진=  서울옥션 제공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역시 박수근의 회화 완숙기를 증명해 보이는 1960년작 ‘거리’. 미시간 대학교에서 영화학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석학 휴 코헨(1930~2024) 교수가 오랫동안 소장한 작품이다. 함지를 머리에 인 채 걸어가는 아낙과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1950~60년대 한국 서민의 삶을 온기 있게 투영했다. 표정을 생략한 단순한 형태 속에서도 인물들의 옷차림에는 옅은 붉은색과 노란색, 초록색이 은은하게 가미돼 시각적 매력과 생동감을 더한다.

1960~70년대 동아시아를 여행하던 코헨 교수는 박수근의 예술성에 끌려 구입 뒤 평생 간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 예술에 안목이 깊은 해외 학자가 전후 한국 서민들의 삶을 담아낸 그림을 알아보고 수집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국내 미술 시장에 처음 공개되는 이 작품에 벌써부터 컬렉터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 고가 낙찰이 기대된다.

박서보를 비롯해 이우환, 이배, 하종현 등의 단색 및 추상화 작품도 경매 입찰대 앞줄에 라인업했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2005년 작 200호 붉은 ‘묘법 No.050319’은 도쿄화랑의 특별 초대전에 참가할 당시 전시장에서 마주한 단풍을 보고 영감을 얻어 제작한 색채 묘법이다. 자연의 붉은색이 스트레스를 흡수하고 치유를 전한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한 이 연작은 그의 색채 묘법 가운데 시장 선호도가 가장 높다.

이배의 작품도 구작부터 근작까지 총 다섯 점이 출품된다. 숯을 활용한 초기 캔버스 작업인 1994년 작 ‘무제’를 비롯해 아크릴 미디엄과 차콜을 결합한 2006년 작 ‘무제’, 종이 위에 숯먹으로 그린 2020년 작 ‘붓질’ 시리즈 등을 통해 재료와 기법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최근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키아프 서울에서 주목을 받은 하종현의 ‘집합 19-82’도 나온다. 짙은 붉은 화면 위로 빗금처럼 결이 살아 있는 마티에르가 돋보이며, 2021년 열린 파리 아트페어(FIAC)의 국제갤러리 부스에 전시된 이력을 갖고 있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사진=서울옥션 제공


해외 작가 출품작으로는 지난 8월 별세한 구사마 야요이의 1994년작 ‘호박’이 백미로 꼽힌다. 작고 이후 국내 경매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캔버스 원화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앤디 워홀의 1967년작 ‘마를린 먼로’와 1964년작 ‘리즈’ 도 비교적 싼 가겨에 나와 미술애호가들의 시선을 끌 전망이다.

김홍도의 '백세노두타(百歲老頭陀)'                                   사진=서울옥션 제공


한편 서울옥션은 일본에서 환수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귀환-환수문화유산' 특별 섹션을 마련해 단원 김홍도의 '백세노두타'를 비롯해 정재 오일영의 '풍림정거도', 석파 이하응의 '괴석묵란도', 운미 민영익의 '묵란도' 등 4점을 경매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역시 김홍도의 '백세노두타(百歲老頭陀)'. 추정가 3000만~6000만원에 나온 이 작품은 번뇌를 떨치고 수행에 전념하는 두타와 그 곁을 따르는 동자를 그린 희귀작이다. 염불용 불화와 달리 개인적인 감상과 신앙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다른 소재 작품에 비해 전하는 수가 매우 적어 희소성이 높다는 게 서울옥션 측의 설명이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이 작품은 이토 히로부미의 뒤를 이어 대한제국 말기 한국 통감을 지낸 ‘소네 아라스케(1849~1910)’의 구장품으로 추정된다”며 “그가 소유했던 군마의 사진과 이에 대한 석운 권동수의 글, 일본인 화가의 그림과 화제 등이 적힌 긴 두루마리가 함께 보존되어 있는 점이 이러한 추정의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홍도의 작품과 함께 정재 오일영의 ‘풍림정거도’, 석파 이하응의 ‘괴석묵란도’, 운미 민영익의 ‘묵란도’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입찰대에 오른다.

이밖에 꾸준한 수요를 자랑하는 정영주의 대표작 2점 ‘달동네 저녁 903’과 ‘사라지는 풍경 1128’, 우국원의 2021년작 ‘어그리 더클링’, 슈무, 최혜지, 장콸, 디렌리, 백현진 등 최근 미술 시장에서 젊은 컬렉터들에게 각광받는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프리뷰는 오는 22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5, 6층에서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관람료는 없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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