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첫 관문 카카오인베 소규모합병 반대 의사표시 주목
지주사 할인 우려…증권가 목표주가 잇단 하향에 주가 7.5% ‘뚝’
노조 고용 불안 반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반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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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최형균 기자] 카카오가 온라인 간담회를 열며 인적분할에 대한 소액주주 설득에 나섰지만, 인적분할에 대한 시장과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인적분할의 첫 단계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소규모합병부터 소액주주들의 반대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조직 개편에 따른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카카오 노조가 소액주주들에게 합병 반대 의사표시 참여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지분의 약 65%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에 따라 합병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인적분할 후 존속법인인 카카오X에 흡수합병하는 소규모합병을 추진하면서 주주들로부터 반대 의사를 접수하고 있다. 상법상 소규모합병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승인 없이 이사회 결의로 추진할 수 있지만,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가 정해진 기간 내 서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합병을 진행할 수 없다. 소액주주의 반대 의사표시 기간은 오는 18일까지다.
이번 합병 건은 카카오를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나누는 인적분할의 첫 단추다. 신설 카카오AI에 카카오가 보유한 2조3000억원의 현금이 이전되는 만큼, 투자전문사로 자리매김할 카카오X에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금이 투자재원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두나무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합병에 소액주주들의 찬·반 여부가 향후 인적분할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카카오의 지분구조를 보면 소액주주들이 합병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올해 2분기 기준 김범수 창업자 등을 포함한 주요 우호지분은 23.99%이며 국민연금공단과 텐센트 계열 MAXIMO가 각각 5.4%, 5.21%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은 64.83%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소액주주 지분의 약 3분의 1만 반대 의사를 표시해도 전체 발행주식의 20%를 넘게 돼 합병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결국 소액주주들이 인적분할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분할 이후 기업가치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전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단 카카오의 인적분할 계획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카카오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21일 주가는 7.5%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도 이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키움투자증권은 11만원에서 7만원으로 낮춰 하향폭이 가장 컸다. 그밖에 메리츠증권은 5만2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6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인적분할 이후 각 법인의 기업가치가 현재 카카오의 기업가치 합계보다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특히 광고·커머스 등 핵심 영업사업이 신설법인 카카오AI로 분리되면서 존속법인인 카카오X가 순수 지주회사에 가까워지며 지주회사 할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X는 카카오톡을 제외한 자회사들의 지주회사 성격이 강해져 통상 30~60%의 지주사 할인율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설법인인 카카오AI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카카오는 카카오AI의 매출을 2025년 약 2조7000억원에서 2030년 6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AI 매출만으로 1조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AI 시장의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사업 확장을 넘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도 남아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사업을 추진했던 자회사들이 카카오X로 분할되면서 국내 사용자 대상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AI에 대해 내수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조 반발도 변수다. 카카오 노조는 인적분할 이후 사업부 개편 과정에서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소액주주들에게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흡수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회사는 왜 지금 분할이 필요한지, 노동자의 고용과 소액주주의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며 “우선 당면한 소규모합병 반대 의사표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도 카카오의 인적분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100이라는 회사를 60과 40으로 나눈다고 갑자기 가치가 커지지는 않는다”며 “카카오는 상장사를 둘로 나눠야만 얻을 수 있는 명확한 실익이 무엇인지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균 기자 c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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