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DS만 품는다…DX와 ‘각자도생’ 본격화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9-19 16:58:32   폰트크기 변경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의 DS부문 공식 후보 5명이 지난 18일 회사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서 모두 당선됐다. 왼쪽부터 최승호 위원장(평택), 김성동(기흥), 정경준(DSR), 서장훈(화성), 황대하(천안·온양).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DS부문 전사노사협의회 공식 후보 5명 전원 당선 이어 가입 대상도 DS로 한정
DX 소속 간부 2명 불신임안도 95% 이상 찬성…조직 재편에 속도
성과급·공동교섭 갈등 끝에 DS·DX 노조 별도 노선…2027년 임단협 변화 예고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한다. 전사노사협의회 DS부문 공식 후보 5명이 전원 당선된 데 이어 조합원 가입 대상을 DS부문 근로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까지 가결하면서다.

올해 성과급과 공동교섭 방식을 둘러싸고 DS와 디바이스경험(DX)부문 간 갈등이 커진 가운데 초기업노조가 DS 중심으로 조직을 명확히 하면서, DX 중심의 동행노조와 사실상 별도 노선을 걷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한 ‘2026년 5차 총회’ 결과를 이날 공고했다.

핵심 안건인 ‘조합원 가입 대상을 DS부문 소속 근로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은 투표자 2만8680명 가운데 2만7618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찬성률은 96.3%다. 전체 선거인 5만1350명 가운데 55.9%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DS와 DX를 함께 아우르던 초기업노조는 앞으로 DS부문을 중심으로 조직과 교섭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기존 DX 조합원의 자격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보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의 핵심은 향후 신규 조합원 가입 대상을 DS부문으로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초기업노조 역시 이번 총회를 통해 조직 대상을 DS부문 소속 근로자로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앞서 초기업노조는 DS부문에서 조직 기반을 강화했다. 지난 18일 확정된 삼성전자 전사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서 초기업노조가 공식 후보로 내세운 DS부문 후보 5명이 모두 당선됐다.

평택사업장에서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94.0%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김성동 기흥사업장 후보는 39.7%, 정경준 DSR 후보는 66.3%, 서장훈 화성사업장 후보는 82.3%, 황대하 천안·온양사업장 후보는 61.0%를 각각 얻었다. 초기업노조가 후보를 낸 5개 선거구를 모두 석권한 것이다.

초기업노조는 전원 당선을 계기로 전사노사협의회에서도 DS부문 근로자를 대표하는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승호 위원장은 9월 말 예정된 전사근로자대표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2027년 임단협에 사업장 대표들이 교섭위원으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1일에는 중앙집행부와 사업장 대표들이 참여하는 ‘SELU 대표자 회의체’를 가동할 예정이다.

DS 중심 재편은 노조 내부 지도부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초기업노조는 이번 총회에서 DX부문 소속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도 함께 가결했다. 이송이 부위원장 불신임안은 찬성 2만7441명, 반대 1239명으로 찬성률 95.7%를 기록했고, 이원일 광주지회장 불신임안은 찬성 2만7558명, 반대 1092명으로 96.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두 간부에 대한 불신임은 DS 중심 조직 재편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맞물려 있다. 초기업노조 측은 두 사람이 DS부문 중심의 규약 변경을 막기 위해 최승호 위원장 퇴진을 논의했다고 주장해왔다. 또 최 위원장이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집회 물품 계약을 맺은 사실을 두 간부가 외부에 제보한 것도 불신임안 상정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만 관련 의혹과 경위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DS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한 배경에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불거진 성과급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DS부문에 사업성과를 반영한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마련한 반면 DX부문에는 별도의 보상 방식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부문별 보상 격차를 둘러싼 불만이 커졌고,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기존 공동교섭 틀에서 이탈하며 DX 구성원의 기여를 반영한 공동교섭을 요구해왔다.

반면 초기업노조는 2027년 임금교섭부터 DS부문을 중심으로 교섭에 나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해왔다. 이번 규약 개정으로 조직 대상까지 DS부문으로 명확히 하면서 내년 임단협에서는 양측이 각자의 교섭 구조와 요구안을 갖고 사측과 협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동행노조는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무기한 릴레이 농성을 시작하며 DS와 DX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교섭 구조를 요구했다. 초기업노조가 바로 다음 날 DS 중심의 조직 재편을 공식화하면서 양 노조 간 교섭 노선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졌다.

결국 삼성전자 노조 지형은 기존의 ‘DS·DX를 함께 아우르는 초기업노조’에서 DS 중심의 초기업노조와 DX 중심의 동행노조가 각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향후 관건은 2027년 임단협이다. 성과급 재원과 배분 방식을 비롯해 DS와 DX의 교섭 단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양 노조가 사측과 어떤 방식으로 교섭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초기업노조는 DS부문 사업장 대표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강화하고, 동행노조는 DX 구성원의 보상 격차 해소와 공동교섭 틀 마련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심화영 기자
doroth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