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사검증 시스템이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이 제기된 끝에 자진 사퇴하면서 현 정부의 인사검증 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후보자 지명 이후 신약 임상실험 청탁 의혹과 위장전입 논란 등이 불거졌지만, 여당은 의혹 해소보다 후보자 방어에 무게를 뒀다. 여야 합의 없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까지 채택됐으나 결국 후보자는 물러났다.
사퇴 과정도 적지 않은 의문을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임명 여부를 국민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불과 하루 뒤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했다. 그 사이 전직 보좌진들의 탄원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등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의혹의 진위를 떠나 청문회가 끝나고 여당이 적격 의견의 보고서까지 채택한 뒤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졌다는 사실은 현행 검증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다.
문제는 특정 인사의 낙마에 그치지 않는다. 강선우ㆍ용혜인에 이어 김승원 후보자까지 잇따라 낙마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인사 실패는 어느 정부에서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여당이 검증보다 엄호에 치중하고, 사실관계 확인보다 정치적 논리로 대응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인사청문회는 국민 검증의 장이 아니라 통과의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인사검증 체계를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대통령실 인사검증 라인과 여당의 자체 검증 기능을 전면 점검하고, 검증 과정에서 무엇이 걸러지지 않았는지 따져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를 엄호하는 일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던 당시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평가하며 옹호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당시의 판단에 변함이 없는지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