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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박원순 때 ‘자진해제’ 포장된 정비구역, 30% 룰 악용한 갈등 조장… 남 탓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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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21 14:26:47   폰트크기 변경      
“주민 자발적 선택이란 주장은 양심 불량 넘어 속 시커먼 것… 공무원 체면 지켜주려 참았으나 적반하장 더는 안 참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치권과 정부에서 제기하는 주택 공급 부족 책임론에 대해 21일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간 봉인해 뒀던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의 ‘정비구역 대규모 해제’ 실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여당이 주장하는 ‘389곳 중 60% 자진 해제’ 프레임에 대해선 “양심 불량을 넘어 속이 시커먼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취임할 당시 서울의 정비사업은 사실상 완전히 멈춰 있었다”며 2012년부터 2020년 사이 해제된 389곳의 정비구역과 43만 호에 달하는 공급 물량 실종이 오늘날 부동산 대란의 근본 원인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 시장 발언 중 가장 무게감이 실린 부분은 전임 시장 시절 해제된 정비구역의 성격이다. 정부ㆍ여당이 “박원순 시장이 일방적으로 없앤 것이 아니라 60%가 주민들이 자진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오 시장은 “기절초풍할 노릇”이라며 강하게 일축했다.

오 시장은 “어느 추진위원회나 조합이든 사업 과정에서 갈등은 있기 마련인데, 서울시와 정부가 이를 합심해서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부추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표적인 근거가 주민 30%가 반대를 하면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는 조항이다.

오 시장은 “멀쩡하게 동의율을 충족해 절차가 시작된 곳이라도 작은 분파나 주도권 다툼이 생기기 마련인데, 서울시가 이를 파고들어 30% 반대만 있으면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고 선동했다”며 “형식이 자발적인 모양새를 취했다고 해서 주민이 원해서 해제한 것이라고 우기는 것은 양심 불량을 넘어 속이 시커먼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오 시장은 일부 지역에서 진도가 안 나가 주민 불이익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해제한 것을 두고, 여당이 “오세훈 시장 말기에도 해제하기 시작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파렴치하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간 박 전 시장 시절의 실책을 부각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 설명했다. 당시 행정 실무를 담당했던 서울시 공무원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전임 시장과 참모들의 정책적 과오를 공무원들에게 전가하는 모습으로 비칠까 우려해 백서 발간이나 강한 비판을 자제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그 잘못된 행태를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후임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파행이 벌어지고 있다”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체면을 세워드리기 위해 자제하지 않고 책임 소재를 명백히 가리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공급 파이프라인을 완전히 망가뜨린 전임 시정의 규제들을 재차 언급했다. 주거용 35층 높이 규제로 성수 등 주요 재개발 단지가 주춤했고, 동의 절차를 1회에서 3회로 강화해 사실상 정비사업을 틀어막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재건축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높여 사실상 즉시 재건축 판정을 멸종시킨 당시 정책을 ‘만행’에 비유하며, “이런 정책들을 펴놓고 이제 와서 서울시장 탓을 하느냐”고 개탄했다.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강남 집값 하락과 외곽 상승을 가리켜 ‘평탄화’라고 표현하고, 서울시의 인허가·착공 감소를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전세 물량이 실종되고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서민들이 자구책으로 외곽 지역 아파트를 사들이는 가슴 아픈 현상을 두고, 대통령이 ‘기존 정부 정책엔 잘못이 없다’며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많은 시민들이 좌절과 고통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어 “이런 때일수록 서울시는 남 탓을 하며 멈춰 서 있을 시간이 없다”며 “지난 5년간 사력을 다해 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해 왔듯,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시민들께 확실한 주거 안정의 청사진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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