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은 ‘오리무중’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성수(58ㆍ사법연수원 24기) 대법관이 21일 공식 취임하며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첫 대법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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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신임 대법관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김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가 흔들림 없이 재판 독립의 원칙을 지키며,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부에 부여한 막중한 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음을 느끼고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그는 “사법 불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재판 지연을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 그중에서도 절차적 기본권이 충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미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는 급격한 기후 변화와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되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기술혁신이 우리 사회에 미칠 파급력과 새로운 분쟁 유형을 미리 연구ㆍ분석하겠다”며 “분쟁 발생 시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고 합리적이면서도 통일적인 기준을 조기에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김 대법관은 광주 인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8년 광주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 제주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고법판사, 청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충북지방변호사회에서 실시한 법관평가에서 2018~2019년 2년 연속으로 우수법관으로 선정되는 등 재판실무 능력과 사법행정 능력을 두루 갖춘 정통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달 초 임기를 마친 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 대법관을 임명 제청했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지난 17일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8명 중 찬성 227표, 반대 28표, 기권 13표로 가결됐다.
다만 지난 3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는 아직 비어있어 상고심 재판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 탓이다.
조 대법원장은 앞서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61ㆍ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하지만 이른바 ‘서면 제청’ 논란 속에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지난달 28일 재제청을 요구했다.
통상 대법관 인사는 제청권자인 대법원장과 임명권자인 대통령 간에 물밑 조율을 통해 이뤄져 왔다. 그런데 청와대는 손 부장판사를 포함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4명 가운데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강성 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민기 판사를 ‘1순위’로 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법원은 김민기 판사의 남편인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7월 이 대통령 지명 몫으로 임명된 상황에서 부부가 양대 사법기관의 최고위직에 오르는 것은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대법원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참석한 조 대법원장과 차담을 나눴다. 대법관 임명 제청 논란 이후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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