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상업적 합리성’ 사수한 에너지 프로젝트…미국 내 ‘APR1400’ 첫 건설 기대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9-23 08:36:49   폰트크기 변경      

AI 전력 수요 타깃…안정적 원리금 회수 가능

원전ㆍLNG, 2ㆍ3호 프로젝트도 추진

미국 내 원전 건설 시 ‘팀코러스’ 연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동반진출 가능성


그래픽: 한슬애 기자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정부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첫 번째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선택한 배경에는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실리적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측의 조기 투자 이행 압박 속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확실한 사업을 발굴함으로써 명분과 실리를 끝까지 챙긴 것이다.

22일 국회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엔시날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일대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정부는 준공 후 전력판매를 통해 향후 20년간 약 432억9000만∼454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산출했다. 초기 거대 투자금의 원리금 회수는 물론, 장기적으로 투자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등 안정적인 수익 확보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건설 및 기자재 공급 과정에서도 국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핵심 장비인 가스터빈을 포함해 건설 과정까지 ‘팀코리아’가 사업 상당 부분을 직접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대미 투자가 단순한 자금 유출에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계의 수출 창출과 고용 유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원전과 LNG로 대표되는 2ㆍ3호 후속 사업도 언급됐다. 특히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은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형 원전의 해외 진출 역사는 2009년 첫 결실을 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약 20조원)를 시작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약 26조원) 사업 수주까지 이어지며 세계적 시공·제작 역량을 입증해 왔다.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국내 원전 업계가 10년이 넘는 일감을 확보하며 생태계를 다졌고, 체코 원전 수주 역시 15년 이상의 장기 일감을 공급하는 마중물이 됐다.

한국의 원전 생태계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원전 전주기 밸류체인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전력ㆍ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공기업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대형 건설사(시공), 중소 기자재 업체 등이 수십 년의 일감을 확보하고,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투자 비율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으나,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미국 내 건설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있다. 한국은 미국 내 해외 노형을 세계 최초로 건설하는 국가로 올라서며, 이 실적은 글로벌 원전 시장 수주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K-원전의 우수한 시공·기자재 역량에 웨스팅하우스의 글로벌 원천기술 및 영향력이 결합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경쟁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과 미국이 ‘팀코러스(KOREA+US)’를 구성해 글로벌 원전 시장을 개척하면 전력난을 겪는 유럽 및 중동 등 3국 원전 시장으로의 동반 진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및 노후 원전 해체, 핵연료 분야 등 미래 첨단 기술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원전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 원전 발전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건설 능력을 상실한 미국은 한국을 최적의 파트너로 선택한 셈”이라며 “국내 원전 업계 입장에서도 미국 시장 진출은 굉장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일감을 확보하는 개념이 아니라, K-원전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경제부
신보훈 기자
bba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