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무산 하루 만에 밤샘 협상 타결
노조 참여 재발방지책ㆍ불법파견 수사 협조
조성현 부회장 동행…편지로 재발방지 약속
62일 만에 노동시민사회장…추석 전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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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원 HL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22일 오후 5시께 서울고용노동청 앞 고 김승모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 전국금속노동조합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평택공장 하청노동자 고(故) 김승모 씨 사망 62일 만에 유족을 직접 찾아 사과했다. HL만도가 유족과 경영진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배ㆍ보상 등에 합의하면서다. 유족은 22일 저녁 장례를 치렀다.
정몽원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유족이 농성 중인 서울고용노동청 앞 빈소를 조문했다. 조성현 HL만도 대표이사 부회장 등 경영진이 동행했다. 정 회장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의지를 담은 편지를 따로 전달했다. 사고 이후 정 회장이 유족을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날 HL만도와 유족 요구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은 네 가지다. 정 회장 조문을 포함한 HL만도 경영진의 사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불법파견 수사에 대한 적극 협조, 유가족 배ㆍ보상이다.
유족과 대책위는 사고 직후부터 정 회장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24일에는 정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과 파견법 위반 혐의로 고소ㆍ고발했다. HL만도는 전날 오후 4시 판교 사옥에서 사과 성명과 안전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려 했지만, 유족과 사전 협의 없이 잡은 일정이라는 항의에 부딪혀 시작도 못 한 채 취소했다. 회견자로 나선 조성현 부회장은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막혀 회견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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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원 회장 일행이 서울고용노동청 앞 빈소에서 고 김승모 씨 유족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사진: 전국금속노동조합 제공 |
재발 방지 대책에 노조 참여가 들어간 점은 전날 HL만도가 발표한 종합 안전 개선 대책과 차이가 있다. 유족은 노사와 유족이 각각 지정한 전문가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해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전날 HL만도 대책을 두고 노조와 상의 없이 만든 것이라며 “기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합의는 밤샘 협상으로 이뤄졌다. 대책위에 따르면 HL만도는 21일 기자회견이 유족과 대책위의 항의로 무산된 뒤 유족에게 회견 추진에 대해 사과하고,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은 21일 오후부터 22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유족 대리인과 금속노조 만도지부, HL만도 간 협상은 지난 14일 이후 중단됐던 상태였다.
장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추석 전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른 것이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 이현우 금속노조 만도지부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이 추도사를 했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합의는 당사자 간에 이뤄진 것”이라며 “불법파견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수사와 형사 절차는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도 장례 이후 국정감사 대응과 고소ㆍ고발 사건 대응, 만도 현장 감독ㆍ안전진단 등 후속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고 김승모 씨는 지난 7월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공작기계(MCT) 내부를 점검하던 중 기계가 가동되면서 끼여 숨졌다. 설비 유지ㆍ보수 하청업체 피아로딕스 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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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승모 씨 노동시민사회장./사진: 전국금속노동조합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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