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이니셔티브’ 3축 제시…AI 기본사회·녹색 전환·에너지 공급망 연대
“북미대화 조속 재개”…구테흐스 “한국 같은 중견국 역할 중요”
![]() |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발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위한 군사적 기여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군사적 접근보다 다자주의와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며 한국의 중견국 역할 확대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약 17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K 이니셔티브’의 3대 비전으로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를 제시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으로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과 에너지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먼저 손을 맞잡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자”며 이를 ‘건설적 기여국 연대’라고 명명했다. 새로운 배타적 기구나 블록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국제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개방적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가자는 구상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의 파병 요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 상선과 원유수송로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과 청해부대 활동 강화 가능성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유엔 연설에서도 특정국의 파병 요구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공급망 안정과 다자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반도 문제에서는 ‘포용적 평화공존’, ‘안정적 평화공존’,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3대 청사진으로 내놨다. 남북이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해 신뢰를 쌓는 한편,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오랫동안 멈춰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도 단계적 접근을 통해 긴장을 낮추고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가겠다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다자주의 복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는 인식 아래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엔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당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관련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유엔도 가능한 역할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호르무즈 사태와 한반도 문제 모두에서 다자주의와 국제협력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향후 한국이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지와 북미대화 재개를 실제 외교 협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후속 과제로 남게 됐다.
조성아 기자 jsa@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