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 통과 차질에 운영손실 책임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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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삼성역 구간 공사 현장 전경. 안윤수기자 ays77@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의 철근 누락 기둥 보강공법 결정을 촉구했다.
시가 정밀안전진단 중간 결과와 외부 전문가 자문 내용을 공문으로 전달한 지 2주 가까이 흐르도록 국토부가 회신을 내놓지 않으면서, 보강공사 착수 지연은 물론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 일정마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10일 진행된 외부 전문가 자문 회의 결과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긴급 정밀안전진단 중간 결과를 지난 11일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서울시가 실시한 이번 정밀안전진단 중간 결과, 현재까지 시공된 구조물의 상태와 안전성은 모두 ‘A’ 등급으로 평가돼 종합평가 A를 기록했다. 지하 2층 상부 슬래브까지 시공된 상태를 반영해 구조물이 버틸 수 있는 하중을 계산한 결과 또한 허용 기준을 완벽히 충족했다.
지하 5층 천장 슬래브에서 발견된 균열은 대부분 폭 0.3㎜ 이하로, 슬래브를 관통하지 않는 비관통형 균열로 조사됐다. 이는 콘크리트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수축해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기둥 철근 누락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지난달 10일 열린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현 시공 상태의 구조적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전문가들은 구조 안전성은 확보됐으나 보강 작업이 지연될수록 시공 효율과 강도가 떨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기둥에 덧대는 강판은 설치 이후에 새로 가해지는 하중부터 기둥과 나눠 받는다. 설치 전에 이미 기둥에 실린 기존 하중은 분담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상부 공사가 진행돼 하중이 늘어난 상태에서 보강을 진행하면, 초기와 같은 수준의 보강 효과를 내기 위해 훨씬 더 두꺼운 강판이 필요하다.
실제로 전문가 검토 결과에 따르면, 두께 22㎜의 강판을 사용할 경우 보강 후 강도는 지하 5층 공사 완료 직후에는 당초 설계강도의 123%에 달하지만 △지하 4층 완료 시 118% △지하 3층 완료 시 113% △지하 2층 완료 시 105%까지 뚝뚝 떨어진다.
국토교통부가 요구하는 보강효율 120%를 맞추려면 공사 단계에 따라 강판 두께를 대폭 늘려야 하며, 지하 2층 공사 완료 이후에는 최대 58㎜ 두께의 강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판이 두꺼워질수록 자재 자체의 무게가 늘어나고 용접 등 현장 설치 작업이 까다로워져 전체 복합개발 본공사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3공구 현장은 지하 3층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신중한 검토를 이유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기둥 보강 적정성 검토 용역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예정돼 있다. 정부합동점검 기간 역시 당초 7월 20일에서 11월 20일로 4개월 연장된 상태다.
반면 서울시는 이미 검증된 공법을 바탕으로 즉각적인 착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강판 보강 및 에폭시 주입 공법’은 이미 인천국제공항철도 공덕역 역사 증설 공사 당시 기둥 162개소에 적용되어 현재까지 안전성을 입증했다. 아울러 국토안전관리원 매뉴얼에서도 기존 기둥에 강판을 씌우고 그 사이에 에폭시나 무수축 모르타르를 충전하는 방식을 철근콘크리트 교각의 보편적이고 검증된 보강 기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의 추가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경우 실제 보강 착수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현 시점에서 도출된 검토 결과를 토대로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특히 서울시는 앞서 제안한 특정 공법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에폭시 대신 고강도 모르타르를 충전하는 등 다른 방식을 결정하더라도 지체 없이 그에 맞춰 보강공사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기둥 보강공법 결정이 지연되면서 쟁점은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 지연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당초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는 올해 8월 시행될 예정이었다. 서울시는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즉시 안전성을 검토하고 7월까지 보강을 완료해 8월 무정차 통과를 차질 없이 소화할 계획이었으나, 의사결정이 표류하면서 이 모든 일정이 꼬였다.
서울시가 지난 5월과 7월 실시한 열차 진동 측정 결과, 최대 진동속도는 각각 0.069cm/s와 0.049cm/s로 관련 허용 기준치인 0.3cm/s의 4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미한 진동 수준을 감안할 때 무정차 통과와 보강공사를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서울시는 영업시운전 등 종합시험운행의 조속한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철근 누락의 원인을 제공한 시공사와 감리단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상황에서 정부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인해 불어난 추가 비용과 운영손실 보전금 등을 서울시나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공 단계의 구조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국토교통부가 보강공법을 조속히 결정하고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를 위한 종합시험운행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며 “공법이 결정되는 즉시 기둥 보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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