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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50년만 유턴]③‘예산 내 적기 준공’ 최적… 시공역량 ‘넘버1’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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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0-06 06:00:32   폰트크기 변경      
K-원전에 문 열어준 美… 왜?

건설ㆍ기자재ㆍ인력 생태계 ‘붕괴’
웨스팅하우스 설계만으론 한계


[대한경제=박흥순 기자] 미국에 원전 8기를 건설하기 위한 한미 간 협상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의 미국 진출에 웨스팅하우스가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웨스팅하우스의 반발에는 원전 종주국의 자존심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이익 문제뿐 아니라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당신 같으면 당신보다 좋은 물건이 당신 시장에 들어오는 걸 허용하겠느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APR1400 노형이 적용된 새울 3ㆍ4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글로벌 원전 시장에선 우리나라 APR1400을 비롯해 AP1000(미국). EPR(프랑스), ACR1000(캐나다) 등을 속칭 ‘3세대 원전’으로 칭하는데, 이 가운데 온타임ㆍ온버짓(예산 내 적기 준공)을 실현한 노형은 APR1400이 유일하다. 웨스팅하우스가 APR1400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K-원전에 문을 연 것은 스스로 원전을 지을 역량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TMI) 사고 이후 수십년 간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기자재 공급망과 전문 인력은 사라졌다.

그 결과 웨스팅하우스는 설계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지만, 이를 구현할 EPC(설계ㆍ구매ㆍ시공) 능력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4년 불가리아가 코즐로두이 7ㆍ8호기를 웨스팅하우스의 노형인 AP1000로 짓기로 하면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꼭 집어 선택한 이유다.

K-원전은 시공 실적사로 현대건설 외에도 삼성물산ㆍ대우건설ㆍDL이앤씨ㆍ두산에너빌리티ㆍGS건설ㆍSK건설 등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계(한국전력기술), 주기기(두산에너빌리티), 운영&정비(한국수력원자력ㆍ한전KPS) 등 원전 전주기에 걸쳐 글로벌 톱티어급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번 대미투자 중 웨스팅하우스가 추진하는 AP1000에도 K-원전의 밸류체인은 적잖은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같은 노형의 미국 조지아주 보글 원전과 중국 산먼ㆍ하이양 원전에 원자로 및 증기발생기 등을 납품한 경험이 있다.

결과적으로 원전 대미투자는 양국 모두에 상생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김 장관은 “미국에서 성공 스토리를 쓴다면 한미 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P1000이 겨냥하는 서유럽에서도 국내 EPCㆍ기자재 기업은 공급망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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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박흥순 기자
soon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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