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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사진:정희용 의원실 제공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서울에서 집을 사는 데 필요한 자금 가운데 자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년 새 48.8%에서 65.5%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을 활용해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반면, 현금과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의 상대적 구매 여력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취득자금 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 주택 취득을 위해 마련한 자금 중 자기자금 비중은 △2022년 48.8%에서 △2023년 57.1% △2024년 57.5% △2025년 59.4%로 지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자기자금은 현금과 금융기관 예금액, 부동산이나 주식 처분금액 등 현금성 자산을 뜻한다.
특히 2026년에는 1∼6월 계약분만 집계했음에도 자기자금 비중이 65.5%까지 상승했다. 자기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은 계층과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계층 간 주택 구매 여건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청년ㆍ무주택자 등 자산 축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주거사다리’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차이는 고가주택 밀집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의 자기자금 비중은 2025년 66.2%로, 나머지 21개 자치구의 자기자금 비중 55.7%보다 10.5%포인트(p) 높았다. 2026년 상반기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의 자기자금 비중은 75.7%까지 높아진 반면, 나머지 21개 구는 61.2%에 그쳤다. 두 집단의 격차는 14.5%p에 달했다.
자치구별로는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강남구가 77.9%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76.7%), 송파구(73.9%), 용산구(73.6%)가 뒤를 이었다. 반면 노원구가 자기자금 비율이 55.1%로 가장 낮았고 관악구(56.3%), 구로구(56.6%), 금천구(57%), 강서구(57.1%) 등 순이었다. 강남구와 노원구의 자기자금 비중 차이는 약 22.8%p에 달했다.
같은 서울 주택시장에서도 지역별로 매수자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기자금과 차입금의 구조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이러한 차이가 실제 주택 구매 가능성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고 하면서 정작 주택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대출을 막으면 실수요자는 어떻게 집을 마련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주택시장을 규제로 계도할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실수요자가 실제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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