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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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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30 15:51:48   폰트크기 변경      
삼성 AI 포럼 10주년, 주제는 ‘에이전틱 시프트’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오픈AI의 리처드 호 하드웨어담당 부사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AI를 ‘묻고 답하는 도구’에서 ‘일을 맡기는 동료’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DS)부문에서만 이미 1만명이 넘는 개발자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쓴다. 삼성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I를 기존 업무 위에 하나 더 얹는 수준을 넘어 설계와 제조 등 일하는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짜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 AI 포럼 2026’을 열었다. 올해 10회째인 포럼의 주제는 ‘에이전틱 시프트: 지능에서 임팩트로(The Agentic Shift: From Intelligence to Impact)’다. 국내 AI 대학원 교수·연구원 100명과 삼성전자 AI 분야 임직원 300명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AI 리더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AI 기술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첫 기조연설자인 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은 에이전틱 AI를 “답을 얻는 단계에서 일을 맡기는 단계로의 전환”이라고 정의했다. 챗봇이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다면, 에이전트는 목표에 맞춰 도구를 고르고 여러 작업을 수행한 뒤 결과를 보고 다음 행동까지 스스로 조정한다.

수치도 제시됐다. 지난 8월 중순 기준 오픈AI 연구조직에서는 직원 1명이 하루 8시간 일하는 동안 AI 에이전트가 3.1일분의 업무를 추가로 처리했다. 호 부사장은 “엔지니어 1명이 4명분의 일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오픈AI가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한 첫 AI 추론 반도체 ‘할라피뇨(Jalapeño)’에서는 AI가 설계 변경안을 제안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해 연산 유닛 면적을 기존 설계보다 8~10% 줄였다. 칩 개발 뒤 소프트웨어 최적화 단계에서는 특정 연산 커널의 성능을 약 287배 끌어올렸다. 설계부터 테이프아웃까지는 약 9개월이 걸렸는데, 호 부사장은 “이 정도 규모와 복잡도의 칩으로는 매우 빠른 속도”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람 없는 설계’는 아니다. 연산 자원과 메모리 대역폭, 네트워크를 어떻게 배분할지 정하는 아키텍처와 제품 전략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다. 호 부사장은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AI가 맡는 일이 늘수록 결과를 검증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사람의 역할이 오히려 커진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AI 도입 속도도 빠르다. 데이비드 그린 AWS 아시아태평양·일본지역 AI 기술 리더는 “삼성전자 DS부문에서 AWS의 생성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하는 개발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DS부문과 AWS코리아는 사용자 신원, 팀별 예산, 사용 가능한 AI 모델, 요청 비용 등을 관리하는 ‘어썸 게이트웨이’도 공동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를 사내에 공식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린 리더는 번역이나 이메일 요약처럼 일부 업무만 AI에 넘기는 방식으로는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무 과정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AWS가 제시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당초 개발자 30명이 12~18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추론 시스템 재설계 프로젝트는 엔지니어 6명이 76일 만에 끝냈다. 약 90주가 예상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파트너 정산 시스템 현대화 작업도 6명이 약 24주 만에 마쳤다.

AI에 맡기는 일이 커질수록 브레이크도 중요해진다. 그린 리더는 “에이전트 내부가 아닌 외부 시스템에 안전장치를 두고 사용자의 권한 범위 안에서만 데이터와 도구에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험도가 높은 작업은 사람이 최종 승인하는 ‘휴먼 인 더 루프’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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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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